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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Jul 03. 2024

주광일 시인의 '능소화'를 청람 평하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능소화
           

                 시인 주광일



누구도 그리워한 적이 없는데
오래오래 기다린 이도 없는데
까닭 없이 흘린 눈물이
흘러 흘러 강물처럼 흘러
마침내 꽃으로 피어났는가
능소화여
여윈 몸 가누지 못하고
담장 벽에 기대어 선
스치면 눈물 날 것 같은
여름날의 꽃이여




 ㅡ

  



주광일 시인의 '능소화'는 여름의 한 순간, 슬픔과 아름다움이 교차하는 찰나刹那를 포착한 시다. 능소화라는 꽃을 통해 시인은 존재하지 않는 그리움과 기다림 속에서 피어난 감정의 소용돌이를 담아내고 있다. 이 시는 간결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며, 독자에게 섬세한 감정의 결을 전달하고자 한다.

 "누구도 그리워한 적이 없는데"
첫 행은 능소화가 그리워하는 대상이 없음을 나타낸다. '누구도 그리워한 적이 없는데'라는 표현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누구나 그리워하는 존재가 있는 법인데, 능소화는 그런 존재가 없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그리고 있다. 이는 시인이 그리움의 부재를 강조함으로써 능소화의 외로움을 더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오래오래 기다린 이도 없는데"
두 번째 행은 기다림의 부재를 언급한다. '오래오래 기다린 이도 없는데'라는 구절은 기다림이 없는 고독한 상황을 강조한다. 이는 앞서 그리움이 없음을 언급한 것과 연장선상에서, 능소화의 고독과 쓸쓸함을 부각하고 있다.

 "까닭 없이 흘린 눈물이"
세 번째 행은 감정의 원인 모를 눈물에 대해 이야기한다. '까닭 없이 흘린 눈물'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슬픔과 고통을 상징한다. 이는 능소화의 존재가 단순한 꽃이 아닌, 깊은 슬픔과 애환을 지닌 존재임을 암시한다.

 "흘러 흘러 강물처럼 흘러"
네 번째 행은 눈물이 계속 흘러내리는 모습을 그린다. '흘러 흘러 강물처럼 흘러'라는 구절은 감정의 흐름이 멈추지 않고 지속됨을 나타낸다. 이는 능소화의 슬픔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계속되는 고통임을 표현한다.

 "마침내 꽃으로 피어났는가"
다섯 번째 행은 슬픔이 꽃으로 피어나는 과정을 묘사한다. '마침내 꽃으로 피어났는가'라는 표현은 고통과 슬픔이 결국 아름다움으로 승화되는 과정을 나타낸다. 이는 고통 속에서도 피어나는 아름다움의 가능성을 암시한다.

 "능소화여"
여섯 번째 행은 능소화를 직접적으로 부르는 구절이다. '능소화여'라는 단어는 친밀감을 주며, 능소화가 단순한 꽃이 아닌 감정의 대상임을 나타낸다.

 "여윈 몸 가누지 못하고"
일곱 번째 행은 능소화의 연약함을 표현한다. '여윈 몸 가누지 못하고'라는 구절은 능소화가 자신의 몸을 지탱하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묘사하여, 그 연약함과 고독함을 강조한다.

 "담장 벽에 기대어 선"
여덟 번째 행은 능소화의 위치를 나타낸다. '담장 벽에 기대어 선'이라는 표현은 능소화가 외로움 속에서 벽에 기대어 서 있는 모습을 그려낸다. 이는 능소화의 고독한 상황을 더욱 부각한다.

 "스치면 눈물 날 것 같은"
아홉 번째 행은 능소화의 감정적 상태를 나타낸다. '스치면 눈물 날 것 같은'이라는 표현은 능소화가 매우 감정적이며, 작은 자극에도 쉽게 눈물을 흘릴 것 같은 상태임을 나타낸다. 이는 능소화의 예민한 감정을 강조한다.

 "여름날의 꽃이여"
마지막 행은 능소화가 여름날의 꽃임을 언급한다. '여름날의 꽃이여'라는 구절은 능소화가 여름이라는 계절에 피어나는 꽃임을 나타내며, 그 계절의 더위와 열기 속에서 피어나는 꽃의 고독함을 상징한다.


주광일 시인의 '능소화'는 그리움과 기다림의 부재 속에서 피어나는 슬픔과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시인은 능소화를 통해 고독과 외로움,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표현하며,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간결한 언어 속에 담긴 감정의 깊이는 독자로 하여금 시인의 의도를 명확히 이해하게 하며, 그 속에서 슬픔 속에서도 피어나는 아름다움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한다.
 앞으로도 주광일 시인이 이러한 감성적 깊이를 지닌 작품을 계속 발표해 주길 기대한다.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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