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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더위는 더위도 아녀

청람 김왕식








이 정도 더위는 더위도 아녀




사실
요새 젊은것들은 더위에 약해 빠져가꼬,
나 같은 늙은이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여유.
요즘이야 뭐 가마솥 더위라고 불리는 폭염이 맹렬하게 몰아치니께,
젊은것들이 혀를 늘어뜨리고 헉헉대며 돌아다니는 거 보면,
예전 사람들이 어찌 살았는지 참 궁금할 수밖에 없지라.
요즘에는 에어컨이니 선풍기니 그런 것들이 있어가 겨우겨우 버틴다지만, 옛날에는 그런 거 하나 없이도 잘만 지냈다니께,
나는 그저 혀를 끌끌 찰 수밖에 없다유.

내가 어릴 적에는 이러지 않았다니께. 삼복더위라면 말 그대로 여름의 가장 더운 날들을 말하는 건디,
그때도 우리는 논밭에 나가서 일을 했었유.
요즘처럼 냉방 시설이 잘 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시원한 물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없었구먼유.
그 더위 속에서도 옷을 다 적셔가며 밭을 갈고,
논에 물을 대고,
김을 매고,
그렇게 하루 종일 일했지유.
그때는 더위뿐만 아니라 힘든 일도
다 이겨내야 했지라.
불평하거나 피곤하다고 하는 사람도 없었어유.
그게 우리한테는 당연한 일이었으니까유.

또,
우리 어머니도 만삭의 몸으로 밭에 나가 일을 하셨슈.
요즘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지만, 그때는 그게 당연한 거였지라.
어머니는 열심히 일을 하시다가 갑자기 진통이 오면,
그 밭고랑에서 아이를 낳으셨어유.
나도 그때 그렇게 태어났다디유.
그래서 그런지 우리 어머니는 참으로 강한 분이셨고,
그런 강인한 정신력으로 우리를 다 키워내셨지유.
요즘 같으면 병원에 가서 편안하게 출산을 하지만,
그때는 그냥 있는 자리에서 다 해결했지라.
그 강한 생명력을 요즘 젊은이들이 알긴 하려나유.

그렇다고 지금 젊은것들이 나약하다거나 잘못되었다는 얘기는 아니여유.
그저 세상이 변하고,
사람 사는 방식도 변한 것뿐이지유. 그래도 한편으로는 예전 사람들의
그 강인한 정신과 체력이 그리울 때가 많다유.
그 시절의 어려움과 힘든 일들을 겪으면서도 강하게 살아남았던 우리 선조들,
그리고 우리 부모님들의 그 강인함을 요즘 젊은이들도 좀 배웠으면 좋겠네유. 그래서 더운 날씨에도,
힘든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나아갈 수 있는 그런 정신력을 가졌으면 좋겠슈.

나는 그저 요즘 젊은것들이 좀 더 강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여유.
더운 날씨에도,
힘든 일에도 지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는 그런 모습을 보고 싶어유.
우리 선조들의 그 강인한 정신과 체력을 잊지 말고,
본받아서 더 좋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유.
오늘도 날씨는 덥지만,
모두 건강히 지내유.








할아버지 이야기를 들은
청년,
정중히 한 말씀
올린다.







할아버지의 말씀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옛날에 할아버지와 할머니 세대가 겪었던 어려움과 노고를 생각하면, 저희 젊은이들이 지금 얼마나 편안하게 사는지 알게 됩니다. 하지만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고, 그에 따라 우리 삶의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흔히 '라테'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이는 "라떼는 말이야"라는 식으로 과거의 경험만을 강조하는 태도를 가리키는 유행어입니다. 이런 표현이 나오는 이유는 과거의 경험이 항상 현재와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할아버지께서 겪으셨던 그 시절의 힘든 일들과 불편함을 우리는 쉽게 상상할 수 없지만, 오늘날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도전과 어려움을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과 정보, 경쟁적인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정보의 양이 급격히 증가하고, 이를 빠르게 습득하고 적용해야 하는 부담도 커졌습니다. 이와 같은 현대 사회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적응하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와 달리 현재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도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환경 문제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성평등이나 인종차별과 같은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할아버지 세대와는 다른 형태의 사회적 책임감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할아버지 세대의 경험에서 배울 점도 많습니다. 강인한 정신력, 끈기, 그리고 어려움을 이겨내는 용기 등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큰 교훈이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가치들이 현재의 맥락에 맞게 재해석되고 적용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논밭에서 일하거나, 불편한 환경에서 살지 않지만, 그 대신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할아버지의 경험과 조언을 현대의 맥락에 맞게 적용할 수 있도록, 저희 젊은 세대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합니다. 할아버지 세대의 경험이 오늘날과 다르다고 해서 덜 중요하거나 가치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우리는 서로 다른 경험과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그에 따른 사고방식과 가치관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배우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할아버지의 말씀에서 강인함과 인내를 배우지만, 저희도 우리 세대만의 문제와 도전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존중하며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저희 세대의 삶과 고민도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할아버지와 같은 경험 많은 분들의 지혜와, 저희 젊은이들의 새로운 시각이 함께 어우러질 때, 우리는 더욱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배우며, 저희의 이야기도 함께 나누는 기회를 많이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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