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ug 3. 2024
■
개도 덥단다
폭염이 계속되는 요즘,
말 그대로 살인 더위가 온몸을 짓누르고 있어.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 오듯 흐르지 않냐?
요새는 진짜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땀범벅이 되버리거든.
시방,
이런 날씨에 밖에 나가는 것도 겁나고, 뭔 일을 하기도 겁난다니께.
우리 집 개도 마찬가지여.
목줄을 풀어놓으면 쏜살같이 뛰어나가서 동네 한 바퀴 돌던 녀석이, 요새는 목줄 풀어줘도 나가질 않네. 얼마나 더우면 개도 나가기 싫어하겠냐고.
그놈도 요즘엔 나무 그늘 밑에만 앉아서 헐떡거리는 게,
더위가 사람만 잡는 게 아닌가 보다.
이렇게 더운 날엔 그늘이 참 소중하다. 나도 더위 피하려고 나무 그늘에 앉아 있으면,
그늘 밑에서 느껴지는 바람이 그리 시원하진 않아도,
그나마 나은 것 같애.
그늘에 앉아서 하늘 한 번 올려다보면, 파란 하늘이 너무 뜨거워 보여서 괜히 겁이 난다.
태양이 이글이글 타오르는 걸 보면,
그 열기가 우리를 다 태워버릴 것 같기도 하고.
그라모 이 폭염 속에서 어떻게 지내냐고?
실은,
에어컨 없는 집은 이 폭염 속에서 살아남기 참 힘들지.
나도 에어컨 틀어놓고 하루 종일 방에만 박혀있는데,
그나마도 전기세 걱정 때문에 마음이 불편혀.
그래도 어쩌겠어,
안 틀면 더워서 못 살겠는디.
요새는 밤에도 더워서 잠 못 드는 날이 많아.
더워서 잠이 안 오니까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결국엔 일어나서 찬물로 샤워라도 한 번 해야 겨우 잠이 들어.
장터도 요즘엔 조용해.
평소 같으면 사람들로 붐볐을 텐데, 이런 더위 속에 누가 장 보러 나가겠냐고.
시장 상인들도 힘들어하는 게 눈에 보인다.
여름철 과일이나 채소가 싱싱하지 않아서 그런가,
장사도 안 되고.
더위 때문에 손님도 없고,
물건도 잘 안 팔리고, 진짜 힘든 시기다.
그리 쿠,
요새는 뉴스만 봐도 온통 더위 얘기뿐이잖아.
어디서 불이 났다느니,
더위로 사람들 쓰러졌다느니,
좋은 소식이 없어.
그러니 사람들이 더 불안해하고,
집 밖으로 나가기 더 겁나지.
이런 때일수록 서로 조심하고,
건강 챙기는 게 최고여.
더위란 게 우리 생활을 다 바꿔놓는 것 같아.
예전엔 여름이면 신나게 놀러 다니고, 바닷가도 가고 그랬는디,
요새는 그런 생각도 못하지.
더위가 이렇게나 무섭고,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거란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요즘이다.
요놈의 더위,
제 아무리 용을 써도
올 겨울엔
맥을 못쓰갔제 ㅡ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