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Oct 23. 2024
우물
안최호
우물은 단순히 물을 저장하는 공간이 아니다. 맑고 깨끗한 물을 유지하려면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아무리 깊은 우물이라 해도, 시간이 지나면 오염될 수 있다. 낙엽이 떨어지고, 바람에 먼지가 쌓이면 그 물은 더 이상 마실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우물을 오래도록 쓸 수 있도록 꾸준히 돌보고, 때마다 청소해야 한다. 그저 필요할 때만 손을 뻗어 물을 길어 올리려 한다면, 막상 물이 필요한 순간 맑은 물을 얻지 못할 것이다.
우물은 우리 인생의 관계와도 닮아 있다. 사람 사이의 관계도 마치 우물과 같다. 오랜 세월 쌓아온 인연은 잘 가꾸지 않으면 서서히 희미해지고, 결국엔 맑은 물처럼 마실 수 없게 된다. 사람은 때로는 서로의 필요를 위해 관계를 맺지만, 그 관계가 단순한 이익을 위한 것이 되어버리면 우물에 쌓인 먼지처럼 점차 망가질 수 있다. 그래서 관계도 평소에 세심하게 돌보고,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우물이 깨끗하려면 비록 물을 마시지 않는 동안에도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뚜껑을 덮어두고 정기적으로 살펴야 하듯이, 사람 사이의 관계도 잠시 멀어진다고 해서 방치해서는 안 된다. 가끔씩 안부를 묻고, 작은 마음을 전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더라도, 단지 존재만으로도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그런 인연은 우물의 깊은 물처럼 언제든 우리의 갈증을 해소해 줄 수 있다.
포도알을 따 먹듯 필요할 때만 사람을 이용하고, 그 필요가 사라지면 관계도 쉽게 버리는 이기적인 태도는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 우물을 사용할 때만 관리하고 방치하면 언젠가는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없듯이, 인간관계도 때가 되면 그 이기심이 부메랑처럼 돌아오게 마련이다. 누구도 자신의 관계를 그런 식으로 대하지 않기를 바란다.
삶의 우물은 우리가 오랜 시간 공들여야 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비록 당장 그 물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언젠가 마주할 목마름을 위해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인생에서 맺는 모든 인연이 언젠가 우리를 위로하고, 힘이 되어줄 수 있는 귀한 우물임을 기억하며, 그 우물을 돌보고 아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오늘도 저녁 하늘을 물들이는 석양을 바라보며, 내 삶의 우물들이 잘 관리되고 있는지, 인연의 물이 맑게 흐르고 있는지 돌아본다. 우물을 가꾸듯 사람 사이의 관계도 성실히 돌본다면, 우리의 인생은 언제든지 마실 수 있는 맑은 물처럼 상쾌하고 풍요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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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ㆍ수필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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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우물의 기능을 통해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비유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우물을 관리하지 않으면 물이 오염되듯, 사람 사이의 관계도 꾸준히 돌보지 않으면 희미해지고 소중한 인연을 잃을 수 있다는 교훈을 전한다. 글은 우물의 물을 지속적으로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이는 인간관계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말한다. 필요한 순간에만 관계를 이용하는 태도는 결국 상처를 남기며, 반대로 평소에 세심하게 관계를 가꾸면 그것이 언젠가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포도알을 따먹듯 관계를 필요할 때만 이용하고 버리는 이기적인 태도를 비판하며, 이러한 행동은 결국 자신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한다. 그러므로 관계는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래도록 소중히 가꾸어야 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인간관계의 지속성과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마지막 부분에서 글쓴이는 석양을 바라보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는지 자문하는 모습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이 글은 삶에서 맺는 인연을 우물에 비유하며, 관계를 가꾸는 중요성을 일깨우는 교훈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관계의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인생이 더욱 풍요롭고 의미 있을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있다.
ㅡ 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