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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무백열松茂柏悅

김왕식



송무백열松茂柏悅




나무처럼 박수를 칠 수 있다면




소나무와 잣나무는 같은 숲에서 함께 자란다. 소나무가 무성해지면 잣나무는 바람결에 가지를 흔들며 축하의 몸짓을 보낸다. 서로가 번성해야 숲이 풍요롭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다르다. 가까운 사람이 잘되면 기뻐하기보다 질투심이 먼저 든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처럼, 남의 성공 앞에서 마음이 불편해지는 일이 많다.

게는 친구가 잘되는 것을 참지 못한다. 함께 있다가도 한 마리가 밖으로 나가려 하면 죽어라고 끌어내린다. 결국 아무도 벗어나지 못한 채 바닥을 맴돈다. 인간 사회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친구가 상을 받으면 축하보다 비교가 먼저 떠오르고, 동료가 승진하면 나의 자리가 줄어든 것처럼 느껴진다. 심지어 가족 사이에서도 친척의 자랑이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남의 성공이 곧 나의 실패는 아니다. 숲에서는 한 나무가 강해지면 주변 나무도 혜택을 본다. 인간 사회도 마찬가지다. 누군가 앞서 나아가면 새로운 기회가 생기고, 함께 성장할 길이 열린다.

질투는 사람을 갉아먹는다. 타인의 성취를 시기하는 사람은 스스로 발전하기보다 남이 실패하기를 바라게 된다. 하지만 이런 마음은 결국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 뿐이다. 반면, 타인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할 줄 아는 사람은 더 넓은 관계 속에서 성장할 기회를 얻는다.

소나무가 무성해질 때 잣나무가 박수를 치듯, 우리도 가까운 이의 성공을 기뻐할 줄 알아야 한다. 언젠가 나 역시 박수를 받을 날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사촌이 땅을 샀다면 질투하기보다 먼저 축하하자. 서로가 번영해야 숲이 아름답듯, 함께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결국 나를 더 멀리 나아가게 한다.

바람이 불 때, 나무들은 가지를 흔들며 서로를 축하한다. 우리도 그렇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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