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손

김왕식







그리움의 손




네온 불빛 아래,
마른 입술 위로 웃음이 번진다
한 잔, 또 한 잔
비워지는 술잔마다
그리움이 가라앉는다

밤의 가장자리에서
나는 엄마였고,
나는 누이였고,
나는 아무도 아니었다

작은 손을 놓고 떠나던 날
뒤돌아보지 않았다
돌아보면, 돌아설 수 없을까 봐
"엄마는 금방 올게"
그 말이 거짓이 될까 봐

낯선 손을 잡고
낯선 말을 흘리며
낯선 시간이 쌓여 간다
그러나, 어둠을 뚫고
아이의 목소리가 찾아온다
"엄마, 언제 와?"

거리는 여전히 푸르다
누군가는 유모차를 밀며
누군가는 손을 잡고 걷는다
나는, 나는 그저 바라볼 뿐
손을 내밀어도 닿지 않는 거리에서

오늘도 빈 잔을 채운다
그러나 문득 꿈꾼다
다시 잡을 작은 손을,
다시 걸을 낡은 길을,
다시 불러볼 엄마라는 이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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