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는 어떻게 꽃이 되는가

김왕식




상처는 어떻게 꽃이 되는가
― 아픔을 지나 사랑으로 가는 길




청람 김왕식




누구에게나 상처가 있다.
그 흔적이 드러나지 않을 뿐, 누구도 상처 없는 얼굴로 인생을 살아내지 않는다.
한때는 말 한마디에 무너졌고, 어떤 이는 사랑받지 못한 기억 속에 오랫동안 자신을 가두기도 했다.
우리는 그 상처를 감추며 살아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깨닫는다.
삶이란, 그 상처를 어떻게 견뎌내느냐의 예술이라는 것을.

혹자는 말한다.
“빛이 들어오려면 금이 가야 한다.”
이 말은 어쩌면 인간 존재의 본질을 말해주는 시적 문장이다.
완벽하고 매끄러운 삶에는 들어설 틈이 없다.
오히려 금이 가고, 조용히 쪼개진 그 틈새로 진실이 스며들고, 사랑이 들어온다.
상처는 무너지기 위한 틈이 아니라, 빛이 들어오기 위한 창이다.

그러나 그 창을 마주한다는 건 두려운 일이다.
고통을 외면하면 당장은 편해 보이지만, 그것은 우리 안에 괴물을 키우는 일이다.
지나간 상처를 땅속 깊이 묻어두면, 언젠가 그 뿌리가 올라와 우리를 다시 붙든다.
그래서 우리는 언젠가는 반드시 마주해야 한다.
말하지 못했던 상처, 사랑받지 못했던 시간, 용서하지 못한 얼굴들.
그 얼굴을 다시 떠올릴 때, 울음을 삼키며 한 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치유의 시작이 된다.

일본에는 '킨츠기(金継ぎ)'라는 전통 예술이 있다.
깨진 도자기 조각을 금으로 이어 붙이는 기술이다.
그들은 흠집을 감추지 않고, 오히려 금으로 덧입혀 아름답게 만든다.
어딘가 흠이 있고, 금이 간 자리가 오히려 그릇의 개성이 되고, 흔적이 아름다움이 된다.
마치 인간의 삶도 그러하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상처를 품었기에 우리는 아름다워진다.

상처는 지워지는 것이 아니다.
그 자리에 사랑이 덧입혀질 때, 그것은 꽃이 된다.
그리고 그 꽃은 향기를 품는다.
그 향기는 결국 누군가의 위로가 된다.
누군가는 그대의 아픔을 보고 살아날 것이다.
누군가는 그대의 고백에서 다시 용기를 얻을 것이다.

그러니 묻고 싶다.
“당신의 상처는 지금 누구를 위해 피어나는가?”
“그 꽃은 어느 날, 어떤 이의 가슴 위에 조용히 내려앉을 준비가 되었는가?”

우리 모두의 삶은
아팠기에, 부서졌기에, 다시 피어나는 가능성으로 아름답다.
상처는 지나온 인생의 흔적이고,
꽃이 피는 자리는 언제나 가장 먼저 금이 갔던 그곳이었다.

ㅡ 청람 김왕식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침은 마음의 창문을 연다 ㅡ청람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