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은 소녀의 눈에서 흘러내린 은방울이다
사소한 행복
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Sep 14. 2023
이슬은
영롱하다.
특히
가을의 이슬은
슬픔 가득한 가녀린 소녀의 눈물이다.
ㅡ
새벽의 조용한 순간,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희미한 빛이 내방을 적당히 밝힌다.
그 빛을 따라
창밖을 내다보니
뜨락에는 아침 이슬이
마치
소녀의 눈에서 흘러내린 은방울처럼
놓여
있다.
그 장면은
이렇게 아름다운데
어째서
우리는 이를 일상에서
놓치곤 하는지
생각해 본다.
가을이다.
그 선명한 노란 잎사귀들이
하나둘 지면서
자연의 흐름을 알려주고 있다.
가을의 도래는
미세하게 느껴지는
작은 바람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 바람이
스쳐갈 때마다
나무와 나뭇잎 사이에서는
사각사각한 소리가 들려온다.
그 소리는
평소와는 다른
가을만의 특별한 음색이다.
이 모든 것들이
내게는 사소한 행복이다.
이런 사소한 행복을 찾아내며
살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이 세상에는
어쩌면 내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수많은 작은 행복들이 숨어 있을 것이다.
내가 사랑하고자 하는 사람은
꼭 화려한
무언가를 지녀야 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진실한 가슴과
눈으로
이러한
사소한 행복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사람이면 된다.
우리는
때때로
큰 행복을 추구하며,
작은 것들을
놓치곤 한다.
진정한 행복은
그렇게
큰 것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새벽의 빛,
아침의 이슬,
가을의 바람에서 느끼는
그릇된 것들 속에
있다.
ㅡ
귀뚜라미도
안다.
새벽녘에
우는 것이 실례임을,
허나
울긴 해야 하니
마디마디 삼킨다.
듣는 이는
귀뚜라미의 그 큰 뜻 모르고
아픈
귀뚜라미라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