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대학 습작 노트

가을 추억






대학 시절

한때

무료했었나 보다


아마

70년대 후반

늦가을

이맘때쯤인 것 같다.


빛바랜 대학 노트에

끄적였던

몇 구절이 있어 옮겨본다








디버시의 "달빛"

쇼팽의 "녹턴"을

카세트

테이프가 늘어질 때까지 들었다.



가을의 깊은 밤,

달빛 아래 서서 창문을 통해

밤하늘을 바라보는 한 남자가 있었다.


그의 주위는

쇼팽의 녹턴이 흘러나오는

고요한 시간 속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곳에는

시간이 멈춘 듯,


하루의 끝을 알리는 조용한 바람만이

그를 감싸 안고

있었다.


한 손에는

짙은 커피잔을 들고,


뜨거운 커피 향이

방안을 가득 채웠다.


그는

음악의 멜로디에 따라

기억 속의 한 여자를

떠올렸다.


그녀와의 추억이

그의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졌다.


가을의 단풍이

그녀의 머리카락처럼

빨갛게

물들었던 그날,


두 사람은

손을 잡고 걷던 길을

기억했다.


그의 마음속에는

그녀와 함께 보낸 소중한 순간들이

새겨져 있었다.


커피잔을 내려놓고,

그는

창가로 다가가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별들이 반짝이는

하늘에는 그들의 이야기가

적혀있는 듯했다.


"아직도 그녀를 기억하는구나."

하늘에게

속삭이며,


그는

다시 음악에

귀를 기울였다.


쇼팽의 녹턴은

그의 마음을

다독이며,


그를

따스한 추억 속으로

데려갔다.








40여 년 전

메모장이다.


지금

보니

그때 그 감정이

새롭다.


그 당시의

연가풍의 글은

비슷했나 보다.


순간

얼굴이 붉어져


즉시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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