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2. 날씨 : 맑음
어제 퇴근 후 여자친구와 함께 작게나마 기념일로 서로 손 편지를 읽어주고 준비한 빼빼로를 먹으며 2주년 기념일을 축하했다. 서로의 이야기를 하는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집에 오고 나니 피곤함이 몰려왔다. 평소 자기 전 핸드폰도 하지 않고 잠에 들었고 눈을 뜨니 어느새 아침이 되었다.
핸드폰을 보니 오전 10시 휴무일이어도 9시에는 일어나는데 이렇게 늦잠을 자보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매장 운영이라는 압박감과 책임감에 늦잠 자는 것을 자제하고 매출을 위해 평소처럼 일찍 일어났었다. 하지만 요즘 노력한 성과를 내고 있기에 압박감이 좀 줄어들어 긴장이 좀 풀린 것 같았다.
그래서 모처럼 늦잠을 잔 것 같고 몸도 더 개운했다. 기지개를 켜고 침대에서 일어나 오늘 점심때 여자친구와 어제 기념일인데 멋진 식사도 못했기 때문에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여자친구가 오전 홍보를 끝내고 일찍 온다고 해서 서둘러 나갈 준비를 했다.
일기예보를 보니 기온이 낮아서 외투를 단단히 입고 밖에 나갔다. 여자친구 차가 기다리고 있었고 차를 타고 분위기 좋은 커리집으로 갔다. 시금치커리/소고기커리/라이스/갈릭난/망고라씨/탄두리치킨, 둘 다 배고팠기 때문에 잔뜩 주문을 했다.
일찍 온 덕분에 우리밖에 없어 음식이 일찍 나왔다. 인도 요리사분들이 커리를 제공하는 군산에서 가장 유명한 커리집이고 몇 번 와봤기 때문에 맛은 보장되어 있다. 지난번 왔을 때는 양고기커리를 먹었는데 여자친구가 양고기를 잘 먹지 못해 이번에는 소고기커리로 주문을 했다.
시금치커리도 좋아하지만 이번에 주문한 소고기커리 맛이 압도적이었는데, 정말 맛있어서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갈릭난은 갈릭 향이 풍부해서 좋았고 나는 커리를 먹을 때 안남미쌀에 먹기 때문에 일부러 안남미쌀로 요청을 드렸다. 역시 커리는 찰기 있는 쌀보다는 안남미쌀이 더 맛있는 것 같았다.
커리를 먹다 보니 탄두리치킨도 나왔는데, 탄두리치킨의 훈제향과 양파김치를 함께 먹으니 왜 유명한지 알 것 같았다. 여자친구와 하하호호하며 기분 좋게 점심을 먹고 나와 이번에는 계속 가보고 싶었던 융드립을 하는 핸드드립 카페에 갔다.
우리 매장 커피가 고소하기 때문에 항상 고소한 커피만 마시는데 사실 나는 산미 있는 커피를 더 좋아한다. 그래서 핸드드립 카페를 가면 산미가 가장 좋은 에티오피아 원두로 주문하는 편이다. 카페에서 에티오피아 내추럴 원두를 판매하고 있어서 아이스로 2잔을 주문했다.
평일 월명동은 사람이 없기 때문에 카페에 우리밖에 없어서 좋은 자리에 앉았다. 커피를 마시니 베리류의 산미가 달콤하게 첫맛에 느껴졌고, 핸드드립이기에 깔끔한 맛이 참 좋았다. 진하고 고소한 매장 커피만 마시다 이렇게 한 번씩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면 기분이 색다르다.
그리고 다양한 커피를 마셔봐야 경험을 쌓기 때문에 카페를 하는 사장으로서 다양한 커피를 즐겨봐야 한다. 카페에서 수다를 떨고 나와 여자친구가 사무실에 들어가는 길에 2시에 미용실 예약이 있어 매장에 데려다주었다. 매장에 와서 오늘 온 택배를 정리한 뒤 미용실에 갔다.
미용실에 갔다가 집에 온 뒤 휴무일 루틴인 집 청소를 했다. 설거지를 하고 청소기를 밀고 화장실 청소까지 하니 집이 깔끔해졌다. 또다시 한 주가 지나면 지저분해지겠지만 그래도 청소를 하고 난 뒤 깨끗해진 집을 보면 기분이 좋다. 그리고 오전에 하지 못한 어제 에세이를 업로드하고 배달앱 체크리스트를 작성했다.
작성 후 다음 일정으로 당근 비즈프로필 활용 방법에 대해 생각을 했다. 요즘 당근 비즈프로필에 소식을 계속 업로드 중인데 처음 몇 개를 올렸지만 생각보다 조회수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제 올린 소식 조회수가 꽤 높은 것을 보고 가능성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앞으로 가능한 매일 소식을 올리려고 하며 어떤 내용을 올리면 좋을지 고민을 했다.
당근 소식을 작성할 때는 GPT를 활용해 올리고 있는데 GPT에 내가 원하는 당근 소식 형식을 입력해 놓고 새로운 내용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만들어 준다. 만들어 준 내용을 조금만 다듬으면 쉽게 만들 수 있으니 앞으로 매일 올릴 콘텐츠를 기획하기로 했다. 그리고 오늘 당근 소식은 11월 브런치북 내용으로 업로드를 했다.
그렇게 집중을 하니 어느새 5시30분이 되었다. 오늘 저녁은 여자친구 남동생과 셋이 먹기로 했고 날씨가 추워졌기에 메뉴는 광어와 굴보쌈으로 결정했다. 여자친구가 데리러 온다고 해서 나갈 준비를 했다. 여자친구 전화가 오고 밖으로 나가 차를 타고 남동생을 픽업해 가게로 갔다.
가게에 도착하니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고 광어를 주문했는데 남아 있는 게 없다고 했다. 그래서 일단 굴보쌈 먼저 주문을 하고 갑오징어불고기볶음을 추가로 주문했다. 반찬으로 부추전과 박대가 나왔는데 같이 나온 생채랑 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뒤이어 나온 콩나물국은 시원해서 두 번이나 리필을 해 먹었다.
하지만 손님들이 많아서 그런지 우리가 주문한 메뉴가 나오기까지 한참이나 걸렸다. 한참을 기다리고 나온 굴보쌈은 굴은 신선하고 이곳 보쌈이 맛있어서 괜찮게 먹었지만 양이 적어 금방 다 먹어버렸다. 그리고 불고기도 나오는데 한참 걸려 기분이 썩 좋지 못했다.
그래도 뒤이어 나온 갑오징어불고기볶음은 갑오징어는 싱싱했고 불고기도 고기를 좋은 것을 쓰는지 맛있었다. 특히 양념이 맛있게 매워 오랜만에 맛있는 불고기볶음을 먹을 수 있었다. 다 먹고 남동생을 사주려고 했는데 남동생이 민생지원금을 이번 달까지 써야 한다며 계산을 했다.
남동생에게 잘 먹었다고 이야기한 뒤 남동생을 스터디카페에 데려다주고 나도 집으로 왔다. 집에 와서 씻고 에세이를 작성하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피곤함이 몰려왔다. 매장 일을 할 때는 12시가 넘어도 쌩쌩했는데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10시가 되지도 않았는데 잠이 쏟아졌다.
그래서 내일부터는 다시 근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오늘은 일찍 침대에 누웠다. 오늘은 지난주와 다르게 제대로 휴식을 취하는 휴무일을 보낼 수 있었다. 보통 휴무일에도 가득한 일정으로 보내지만 가끔은 이렇게 휴식을 취하는 휴무일도 필요한 것 같았다. 오늘의 휴식이 한 주의 원동력이 될 것을 기대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사장 노트**
휴무 루틴: 청소·에세이 업
당근 비즈: 일일 소식 기획
핸드드립 테이스팅: 에티오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