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기 위해 우리 일행은 '포르투갈의 베니스'로 불리는 아베이루(Aveiro) 운하로 향한다. 베니스의 좁은 수로와는 조금 다른 넓은 아베이루 운하는 1576년 대폭풍이 후 형성된 석호 평야에서 생산된 소금을 운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소금 운반에 필요한 배가 여러 색깔 칠해진 화려한 전통배인 몰리세이루(Moliceiro) 배다. 아베이루 운하는 도시의 중심을 가로지르며 흐르고 있고, 그 주변에는 알록달록한 아르누보 양식의 건물이 드러 앉아 있어 멋진 전통배인 몰리세이루와 잘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좁은 수로가 아니어서 개방감도 좋았고, 파란 하늘에 관광객들의 웃음소리를 실은 배가 서서히 움직이며 가는 모습은 마음에 여유로움을 주었다.
점심을 먹기 위해 레스토랑을 찾아가며 여러 형태의 다양한 건축물을 보는 것도 무척 흥미로웠다.
그중 한 곳에서 식사를 마친 후 자유시간이 주어져 주변을 거닐었다. 아베이루 골목길은 유럽 답게 아기자기한 골목으로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것 같다. 패키지가 아니었다면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이 맑은 공기와 파란 하늘을 맘껏 만끽할 수 있을 텐데 시간이 짧아 주변 상점들을 둘러보고 운하를 따라 조금 걷는데 만족해야 했다. 멋진 몰리세이루 배도 타고 싶었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아쉬운 발길을 돌린다.
버스로 20분 이동 후 호수와 바다사이의 한적한 작은 마을에 들어선다. 너무 아기자기해서 매력적인 마을, 마치 동화의 나라 한 쳅터 속으로 들어온듯한 느낌이다. 멀리에서도 건축물들이 가로 세로 시원한 줄무늬가 그려진 어촌 마을이 시선을 잡는다. 바로 코스타 노바(Costa Nova) 해안 마을이다.
코스타노바의 줄무늬 집들이 어떻게 탄생했을까? 이 줄무늬집들은 과거 어부들이 바다에서 돌아올 때 안갯속에서도 쉽게 집을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칠해졌다고 한다. 코스타 노바는 안개가 심한 지역이라 지형의 특성상 집을 알아보기 위해 처음엔 원색의 페인트 칠한 것을 시작하여 형성되었다고 한다. 원색의 줄무늬들이 안개 낀 먼 거리에서도 잘 보인다는 사실이 놀랍고 지금까지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바다의 선박을 앞에 두고 일렬로 늘어선 다양한 색상의 줄무늬 건물의 모습이 무척 새로웠다. 또한 무사히 귀환하라는 가족들의 소중한 염원이 이 줄무늬에 숨겨져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해안가 끝부분에 도착하니 모든 생선을 살 수 있는 마켓이 나온다. 바다에서 막 올라온듯한 싱싱함이 절로 느껴지며 이름도 모를 수많은 생선들의 모습에 놀랐다. 그 앞에는 기념품가게도 있어서 줄무늬를 상징하는 많은 소품들이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었다. 작은 마을이지만 모든 장소들이 포토 존인 강력한 인상을 주는 마을이다.
이 마을을 돌아보며 볼 것이 별로 없는 이 조그만 마을이 사람들의 기발한 생각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 새로운 관광지로 발전했다는 사실이 새삼 신선하게 다가온다. 짧은 구간의 어촌 마을이지만 이곳에서는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포토존의 마을로 관광객들이 보고 싶어 하는 마을이다. 우리나라도 지금은 자체적으로 특색을 꾸미고 있지만 아직 개발되지 않은 곳들도 특성을 살려 더 예쁜 마을로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