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꽃으로부터 시작된다 했나? 내 마음도 봄을 찾아 부지런히 예쁜 꽃을 담아본다. 꽃 앞에 서서 사진 찍기가 부끄러워지는 나이가 되다 보니 꽃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며 사진 속에 담아둔다. 핸드폰 사진의 기술로 나는 보았다. 왜 벌과 나비가 꽃에 유혹당하는지.. 꿀을 따기 위해서? 그건 과학적 이야기고 나는 꽃들의 은밀한 숨은 비밀을 보았다. 꽃들은 정말 아름다운 내면의 꽃술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꽃의 외형도 아름답고 무리 지어 있는 꽃도 아름답지만, 한 개의 꽃이 가지고 있는 꽃 안을 보는 순간 왜 벌과 나비가 왜 오랫동안 꽃에 머무는지 이해할만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꽃술을 보고 어찌 지나칠 수 있으랴?
나는 부겐베리아꽃을 무척 좋아한다. 꽃 속에 또 하나의 꽃을 간직한 꽃 속의 꽃이 더 예뻐서이다. 겉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살포시 피어난 꽃 속의 하얀 연분홍꽃이 더 아름다웠다.
이름이 뭔지 모르지만 다양한 꽃들의 꽃술 모습을 보며 감탄한다. 개성을 가지고 꽃들마다 얼마나 다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나? 작은 꽃들이 모여 한 개의 꽃송이로 보이는 꽃들도 자세히 보니 각각의 매력적인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온다.
창경궁에서 <봄의 노래>라는 꽃말을 가진 히어리 꽃을 보았다. 큰 가지에 이어링처럼 줄지어 꽃송이로 연결되어 있었지만 그 조그만 꽃송이 속에 얼마나 귀여운 꽃술이 있는지 모른다. 작은 꽃을 확대하여 꽃 안을 들여다보고, 고개 숙인 할미꽃도 안을 들여다보니 정말 다른 내면의 세계를 가지고 있었다.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 겉모습도 중요하고 예쁘지만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은 얼마나 더 아름다운가? 대화를 하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향기가 난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내면으로 꽉 찬 사람과 대화하면 내 가슴도 설레고 그 향기로 행복한 하루를 보낸 적이 많았다. 요즘은 가급적 짜증 내는 말은 하지 않고 즐거운 말로 담소 나누는 그런 사람이 편하고 좋다. 그를 통해서 내 마음도 꿈틀거리고 자극을 주어 마음속 꽃바람이 일어난다.
화분에 물 주고 있는 나를 보며 아들이 하던 말이 문득 생각난다. 나이 들면 꽃을 좋아하고 가꾼다고 말하던데.. 그래, 젊은 아이들이 꽃의 모습에 반해 사진을 찍으면 더 예쁜 꽃으로 사진을 장식하지만, 이제는 꽃에게 미안해 옆에 서기 부끄러워 꽃 속의 아름다움을 음미하는 엄마가 됐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