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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석 Aug 24. 2022

키스를 통한 공유

문제 치아의 치료

키스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 가지 더 얘기해 볼까요? 치과에서 일하는 치과의사나 치과위생사들은 키스에 아주 민감하답니다. 그 이유는 늘 문제가 되는 입 안을 들여다보니 키스를 하려고 하면 상대방의 입 속이 자꾸 상상되기 때문이죠. 이전에 보았던 치석과 음식찌꺼기가 가득한 환자의 입 안을 생각하다 보면 키스의 로맨틱한 시간도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남자 친구를 병원으로 데리고 와서 스케일링을 해주고 치과 치료를 권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스트레스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네덜란드 TNO(응용과학연구원)의 연구진들은 연인 21쌍을 통해서 10초 동안 키스할 경우 무려 8000만 마리가 넘는 세균이 오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매일, 지속적으로 키스를 나누는 연인은 서로의 구강 안의 세균총이 비슷하며, 구강 안에 동일한 세균을 공유한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뮤탄스균 등 충치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만큼 키스하는 상대에게 충치를 옮길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한 것입니다. 입 안에 충치나 풍치가 가득한데 치료를 하지 않고 키스를 하는 것은 매너가 아니라는 말이지요.


물론 나쁜 쪽으로 생각할 것은 아닙니다. 그 이유는 특정 질병을 유발하는 세균 이외에도 구강 내에는 다른 세균의 침투를 막거나 소화에 도움이 되는 세균 등 순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오히려 키스를 통해서 오히려 충치를 유발하는 세균의 수가 줄어들 수도 있고 다른 감염성 세균에 저항하는 힘도 키워진다는 겁니다. 키스는 혀의 표면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상호작용과 신진대사 활동 등을 포함해서 타액의 화학적 반응으로 미각에도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이성 간의 키스의 긍정적 효과는 사실 연구된 것이 많이 있습니다. 뇌에서 엔도르핀을 생성해서 기분을 좋게 하고 통증을 줄여주며, 스트레스 호르몬의 생성을 막아주기도 합니다. 키스로 칼로리도 소비된다고 하니 키스를 잘해도 살이 빠진다는 말이 틀린 말도 아니겠지요.


구강관리에 늘 신경 쓰시는 분들은 자신 있게 모두 키스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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