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빙수의 달달하고 시원한 얼음 맛을 좋아한다.
지금은 먹거리가 넉넉하고 다양하지만 우리 어린 시절은 밥과 반찬을 배불리 먹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다행이라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우리 옆집 아줌마는 음식솜씨가 좋아 잔치집에서 도와달라고 부탁을 받을 정도로 음식을 잘하셨다.
한 해가 지나가는 망년회 겨울밤이었다.
팥을 고아 단팥죽을 만들어 우리 집에 한 그릇 갖다 주셨다.
한 그릇으로 여러 식구가 맛을 본다.
몇 숟가락 먹어 본 그 팥맛은.
참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의 신세계였다.
그 후로 그 팥맛의 기억 때문일까? 여름이 되면 팥빙수를 찾는다.
시원하고 달콤한 그 팥맛을 느껴보려고.
오늘 새벽녘은 춥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한 여름도 이제 가을 앞에 무릎을 꿇고 물러날 모양이다.
그 시절 그 추억의 음식으로 2025년 여름을 보내는 나만의 의식을 치른다.
팥빙수 한 그릇을 앞에 놓으니 나의 어린 시절이 하나씩 소환되고, 커다란 팥빙수 한 그릇을 앞에 놓으니 왠지 모를 서글픔도 같이 소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