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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 <44>

조진상도 아는 것을Ⅰ (김건희 여사 편) ①

by 이진구

<…우리는 우리를 이끄는 지도자와 그 집단에 대해 야박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그들이 힘들어 울어야 국민이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 건… 정책이나 전문가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사회지도층이 국민보다 힘들지 않고 편하게 살기 때문이다.>


허위=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인 것처럼 꾸민 것.

부풀리기=어떤 일을 실제보다 과장되게 함.


2021년 12월 26일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사과 기자회견을 했다. 김 씨는 그동안 제기됐던 경력, 학력 의혹에 대해 해명했는데,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는 ‘김건희 대표 의혹에 대해 설명드립니다’라는 14페이지짜리 보도 자료도 함께 냈다. 다음은 주요 내용 중 일부다.


<영락여상에서 1년간 미술 강사로 근무한 것을 서일대 이력서에는 영락고로, 수원여대 제출 때는 영락여고 미술 교사 정교사로, 안양대에는 영락고 미술 교사로 ‘잘못 기재’. 영락고와 영락여상이 같은 건물을 사용했고, 2001년 학교가 통폐합되며 교명 변경 과정에서 혼동했던 것으로 보임.>


<광남중 교생 실습을 서일대 이력서에 ‘근무’라고 쓴 것은 부정확한 기재.>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EMBA) 석사를 서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과 석사, 서울대 경영학과 석사로 기재한 것은 일반대학원으로 오인할 수 있는 표기를 한 잘못된 것으로 송구함.>


이외에도 더 있지만 너무 많아 이 정도만 소개한다. 보도자료는 선대위 최지현 수석부대변인이 김 씨와 직접 소통하며 정리했다고 한다. 최 부대변인은 “정확한 사실관계 기재를 안 해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사과한 것이다. 이것이 허위인지에 대해서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력 기재가 부풀려진 것을 인정했지만, 법률적으로는 허위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취지다. 약간 다르지만, 허위인 것은 아닌 측면이 있다”라고 했다.


욕하면서 닮는다더니 이 사람들이 자신들이 그렇게 비난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말장난을 배운 걸까. 술자리라면, 서울에서 방위병을 했더라도 월남전에 참전한 군인처럼 말해도 된다. 이게 부풀리기다. 그걸 취업 이력서에 쓰면 부풀리기가 아니라 허위다. 중학교 때 우리 반 꼴찌였던 내 친구 조진상도 안다. 중학교 졸업 후 20년 만에 우리 동네 카센터에서 만난, 그 카센터에서 일하던 진상이도 둘은 구별할 줄 안다. 적어도 진상이는, 반에서 꼴찌였지만 잘못해서 매를 맞을 때도 "잘못한 게 아니라 부정확하게 한것"이라는 식으로 억지를 쓰지는 않았다. 그저 묵묵히, 견딜 수 있을 때까지 매를 맞았을 뿐. 카센터 이력서에 우리가 다닌 신천중학교를 신천여중이라고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소위 나라의 지도층이라는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②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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