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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 <47>

개그맨들이 실업자가 된 이유는 ①

by 이진구

<…우리는 우리를 이끄는 지도자와 그 집단에 대해 야박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그들이 힘들어 울어야 국민이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 건… 정책이나 전문가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사회지도층이 국민보다 힘들지 않고 편하게 살기 때문이다.>


“…국민과 소통하는 일하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제왕적 대통령의 잔재를 철저히 청산해야 합니다. 권위만 내세우는 초법적인 대통령은 이제 없어질 것입니다. 대통령은 ‘법의 지배’ 틀 안으로 내려와 해야 할 일에 집중하겠습니다.”(2022년 1월 27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를 도입하고, 총리에게 각료 추천권 등 헌법상 권한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겠습니다. 개헌에 도움이 된다면 대통령 임기 단축도 수용하겠습니다. 지방자치 강화, 감사원 국회 이관 등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도 분산해야 합니다.” (2022년 2월 1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여의도에서, 특히 선거철만 되면 대선 총선을 가리지 않고 약방의 감초처럼 나오는 말이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누구는 내각제를 해야 한다고 하고, 누구는 국무총리에게 실질적 권한을 줘야 한다고 하고, 또 누군가는 4년 중임제를 해야 한다고 한다. 역대 대선에서도 늘 위에 열거한 것처럼 각 후보가 이구동성으로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극복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런데 이것이 내게는… 개그콘서트를 보는 것보다 더 큰 웃음으로, 한편으로는 인간의 사악한 이중성을 보는 것 같은 무서움으로, 그리고 반신반의하면서도 ‘혹시나’ 하며 그 말을 믿고 싶어 하는 국민을 보며 서글픔으로 다가왔다.


대선 캠프에서는 제왕처럼 군림해 놓고 대통령이 되면 안 그러겠다고? 대선 후보를 제왕으로 떠받든 측근들이 고스란히 청와대와 각 부처를 점령할 텐데 제왕적 대통령의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그렇게 제왕적인 권위주의가 싫다면 캠프부터 제왕적으로 운영하지 않아야 하는 게 아닌가?


왜 2022년 제 20대 대선 당시 두 대선 후보 부인의 문제에 대해 각 당과 캠프 인사들이 온 몸을 던져 방어했을까. 이재명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의약품 대리처방 문제가 터졌을 때 민주당은 뭐라 했나.

“김혜경 씨가 직접 사용한 건 없지 않습니까?” “수십만 원 정도인데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의혹에 비하면 거리도 되지 않지 않습니다.”


국민의 힘도 마찬가지다. 김건희 여사의 허위 학력·경력 의혹에 대해 캠프와 국민의힘은 보도자료까지 만들며 “일부 부풀려진 것은 있지만 허위는 없다”라고 강변했다. 윤 후보는 그걸 보고 모른 척 넘어갔고.

앞서 말했지만, 친구와의 술자리라면 강사 경력을 정교사라고 말했어도 부풀리기라고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걸 이력서에 쓰면 허위다. 그런데도 여전히 아직도 증명된 바 없다, 다 해명이 됐다고 강변한다. 건국 이래 처음으로 대선 후보 부인 두 명이 모두 선거운동 현장에 나타나지도 못한 선거를 만들어놓고도 그런다. 후보가 제왕이 아니었다면 가능한 일일까. 그래 놓고 당선이 된 후에는 제왕적인 대통령이 되지 않겠다고 한다. 뉴스가 개그 프로그램보다 더 웃기는데, KBS 사장님이 개그콘서트 폐지 서류에 사인하지 않을 재간이 있을까. <②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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