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60>

꼰대 정치인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①

by 이진구

<…우리는 우리를 이끄는 지도자와 그 집단에 대해 야박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그들이 힘들어 울어야 국민이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 건… 정책이나 전문가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사회지도층이 국민보다 힘들지 않고 편하게 살기 때문이다.>


구시대 정치인의 상징처럼된 사람들도 처음부터 그런 모습은 아니었다. 오히려 되돌아보면 놀랄 정도로 의식 있고 깨어있었던 사람들이었다. 한때 꼰대, 구시대 정치인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모 전 의원도 젊은 시절에는 6·3 한일국교정상화 반대 투쟁을 주도한 혐의로 100일간 투옥됐고, 김영삼(YS)·김대중(DJ) 진영이 만든 그 유명한 민추협(민주화추진협의회)에서 민주화 투쟁을 했다. 2008년 제18대 총선을 앞두고 한국 정당사에 유례가 없는 ‘친박연대’를 만들고, 이후 친박의 좌장으로서 보인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그는 결국 18대 총선 비례대표 순번을 돈(공천헌금)을 받고 판 사실이 적발돼, 2009년 5월 돈을 준 비례 1번 양정례 의원(17억원), 비례 3번 김노식 의원(15억1000만원)과 함께 의원직(비례 2번)을 상실했다.


정치인이 초심을 잃고, 자신과 소속 정당, 진영의 이득을 위해 양심과 상식을 잃은 결과는 무섭다. 처음에는 ‘이러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도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횟수를 거듭하면서 양심의 가책은 무감각해졌을 테고, 그만큼 자신과 자신의 이익집단에 대한 옹호 강도는 높아졌을 것이다. 이쯤 되면 옳고 그름은 더 이상 판단의 기준이 아니다. 오직 나와 우리 당에 이득이냐 손해냐 만이 기준이 된다. 이득을 향해 한 발 한발 나아갈수록, 뒤로는 그만큼의 오명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지금 숱한 견강부회(牽强附會), 아전인수(我田引水), 곡학아세(曲學阿世), 지록위마(指鹿爲馬)를 천연덕스럽게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저들도 끝에 가서는 오명 외에 무엇이 남아있을지 모르겠다.


21대 국회에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김의겸 의원님이란 분이 계셨다.(2025년 7월 이재명 정부에서 새만금개발청장에 임명됐다)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내가 열린우리당, 민주당을 출입할 때 그도 한겨레신문 정치부 기자여서 이름은 많이 들었다. 어쩌면 당 대표 등의 큰 오찬에서 인사 정도는 나눴을지도 모른다. 신문에서만 보던 그의 이름을 TV로도 보게 된 건 그가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되면서부터였다. <②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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