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61>

꼰대 정치인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②

by 이진구

<…우리는 우리를 이끄는 지도자와 그 집단에 대해 야박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그들이 힘들어 울어야 국민이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 건… 정책이나 전문가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사회지도층이 국민보다 힘들지 않고 편하게 살기 때문이다.>


기자로 재직 중에 바로 옮겼으니 바람직한 선례는 아닌 게 분명하고 (그 전에 다른 언론사에서 유사 사례가 나왔을 때 이런 행태를 가장 비판적으로 기사를 쓴 곳이 그가 몸담았던 신문사다), 또 박근혜 정부 시절 KBS 9시 뉴스 민경욱 앵커(앵커가 되기 전 민경욱 선배와 나는 같은 시기 민주당을 출입했다)가 청와대 대변인이 되자 민주당이 권언유착이라고 그렇게 비난하던 걸 생각하면 우스운 일이기는 하지만 이 부분은 크게 문제 삼고 싶지 않다. 어쨌든 기자 경력을 잘 살려 잘하면 되는 일이니까. 그런데 안타깝게도 기자 출신이란 게 무색한 모습을 자꾸 보이더니, 결국 ‘흑석 선생’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휘호까지 얻었다.


국회의원 시절 김의겸 의원은 납득이 안 되는 여러 말을 했는데 그중 하나가 소위 ‘경찰 사칭’ 옹호 발언이다.

2021년 여름 MBC 취재진이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박사 논문 관련 취재를 하며 경찰을 사칭한 사실이 드러났다. 윤 후보 측은 경찰에 고발했고, MBC는 취재 윤리 위반으로 정직 6개월 등 중징계를 했는데, 정작 기자 출신인 이분은 같은 해 7월 1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저희들, 나이가 든 기자 출신들은 사실 굉장히 흔한 일이었다. 제 나이 또래에서는 한두 번 안 해본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경찰 사칭을 사실상 옹호했다. 또 “심지어 전화번호가 뜨니까 상대방이 경찰이 한 것처럼 믿게 하려고 경찰서의 경비 전화를 사용한 경우도 많았다”라고 했다. 물론 “(MBC가)잘못한 것은 맞는데”라고 덧붙이기는 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사칭 옹호였는데, “윤 전 총장(윤 후보)이 이걸 고발한 것은 너무 심했다고 생각한다. 윤 전 총장이 벌써부터 기자들의 입을 막으려는 것인가, 아니면 벌써부터 겁을 먹은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라고 하는 데서는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


그는 나보다 5년 정도 선배였으니 비슷한 시기에 취재 현장에 있었다고 봐도 될 것이다. 출입처에는 그보다 더 연배가 높은 선배들도 수두룩했으니까. 그런데 ‘경찰 사칭’은 1995년 내가 입사했을 때도 못 보던 행태였다. 경찰을 사칭을 해서라도 뭘 알아내라고 가르치거나 지시하는 선배는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 (솔직히 말하면, 묻기 굉장히 곤란하거나 욕을 먹을 게 뻔한 취재를 할 때 '조선일보 기잔데요'라고 한 적은 있다. 이 자리를 빌려 조선일보 측에 진심으로 사과한다.) 물론 내가 다 아는 건 아니니 어느 구석에선가 벌어졌을지는 모르지만, 그의 말처럼 ‘굉장히 흔한 일’은 절대 아니었다. <③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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