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3년 동안 방문해오고 있는 남양주에 위치한 유기견 보호소가 있다.
자주는 못 가고 서너 달에 한 번씩 봉사를 가는데 갈 때마다 늘 반겨주는 80여 마리들의 유기견, 유기묘들이 있다. 겁이 많은 아이들도 있고 꼬리를 흔들며 애교를 부리는 아이들도 있다. 강아지를 워낙 좋아하고 유기견봉사에 관심이 많아서 미래에 내가 경제적 부를 누린다면 꼭 유기견 보호소를 차리거나 기부를 많이 하고 싶다고 기도를 드린다. 게다가 반려견 말티즈와 단둘이 8년째 지내고 있는 터라 봉사를 가면 소형견들에게 유난히 더 애정과 손길이 간다.
그런데 지난주 목요일쯤 유기견 봉사자분에게 소식을 접해 들었다. 에어컨 화재로 인해 유기견 보호소에 있던 30여 마리의 아이들이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살아남은 아이들은 화재로 인해 많이 다쳤다는 사실을. 까만 잔해로 가득 차 있는 유기견 보호소 사진과 하얀 비닐에 싸여진 소형견 아이들 사체 사진을 보니 가슴이 먹먹해지며 눈물이 주저 없이 쏟아졌다. 다음날까지도 아이들이 얼마나 뜨겁고 얼마나 아팠을지에 대한 생각 때문에 계속 가슴이 아팠다. 분명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또 올게라고 인사를 나누던 아이들이었다.
그런데 기사를 인스타에 접한 몇몇 사람들이 일부러 불을 지른 거 아니냐는 얼토당토않은 댓글을 보았다. 몇십 년을 자신보다 아이들을 더 생각하며 유기견 보호소를 관리하신 소장님을 생각하니 너무 무례하고 화가 났다.
나는 세상을 아름답게만 보고 사람을 잘 믿는다는 소리를 주변인들에게 종종 듣곤 한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을 하고 이러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볼 때마다 너무나도 맥이 빠지고 오히려 그 사람들이 안타깝게만 느껴진다. 왜냐하면 타인 혐오와 동물 혐오는 즉 자신에 대한 투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세상은 다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남일이 아닌 내 일이 될 수 있고 모든 사람들의 역할과 도움이 있기에 세상이 돌아가고 있는 것이며 그러기에 우린 서로 다 이어져 있으며 다 에너지로 연결되어 있으니 좋은 생각, 좋은 말을 하려고 노력한다. 오늘도 서로 더불어 도우며 상생의 인연들로 가득 찬 사회가 되기를기도하고 소망해 본다.
오늘 기상하며 반려견을 쓰다듬다가 갑자기 목에 담이 걸려 하루 종일 예민하고 불편했다.
이 작은 고통에도 힘들고 아픈데 쇠붙이에 몸이 붙어 더 고통스럽게 떠난 아이들을 생각하니 감히 고통을 헤아릴 수조차 없으며 다시 가슴이 아파진다. 별이 진 아이들을 생각하며 앞으로 봉사에 더 힘써 도움을 주고 싶다.
하늘에서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뛰어놀기를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