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상실의 시대>

by 진다르크

"언니는 왜 이렇게 욕심이 없어? 이야기 들어보면 늘 힘든 일만 하려고 해. 쉽고 돈 많이 버는 일을 해야지. 좀 욕심 좀 가져봐. 그리고 아기 낳으면 몸도 다 망가지고 난 절대 결혼 안 해. 난 여행 다니면서 자유롭게 살 거야" 그날은 주말 초저녁 시간대였다. 한파의 영향 때문이었는지 카페에는 빈자리가 없을 만큼 왁자지껄한 사람들로 가득했다. 동생은 말을 마치며 찻잔을 입에 가져갔다. "그런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너는 욕망이 많은 사람이니까. 근데 그렇다고 해서 내가 돈 욕심이 없는 건 아니야. 난 내가 부유하면 기부와 봉사를 많이 하면서 살고 싶어. 다만 우리의 가치가 다를 뿐이지 뭐." 내년에 경기가 더 안 좋다는 이야기로 시작해 동생과 나는 미래의 직업에 대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오랫동안 일하고 있는 유아교사를 그만두고 내가 40,50대가 되었을 때는 요양보호사나 간호조무사 또는 장례지도사의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였다. 이유는 즉슨 내가 타인을 도와주는 것에 성취감과 사명감을 느끼고 나의 적성에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리고 미래의 배우자가 높은 연봉이 아니더라도 성실하고 성품이 고운 사람이었으면 좋겠고 함께 맞벌이를 하며 자녀들과 소박하게 살고 싶다는 말도 덧붙이면서.


"오빠는 전혀 결혼 생각이 없어?“

"결혼을 하고 싶다기보다는 내 아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어. 근데 누군가를 책임진다는 게 두렵고 난 퐁퐁남 되기는 싫어"

작년 교제했던 남자친구와 결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나에게 한 말이었다.


언제부터 사명감으로 일하는 사람들과 가정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아버지의 역할이 조롱의 대상이 되었는지 씁쓸함을 느낀 날이었다.

물론 각자 행복의 기준과 가치가 다르다. 나는 고요히 집에서 독서를 하며 반려견 팝콘이와 함께 있는 시간을 더 좋아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마시는 아이스 바닐라라테에 행복감을 느끼며 퇴근 후 사우나에서 보내는 시간에 평온함을 느낀다. 무사히 집에 도착해 침대에 잠들기 전 '아 오늘 하루도 무탈하게 지나갔구나'라고 말하며 감사함을 느낀다.

앞으로는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행복의 척도가 물질이 아닌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찾는 세상이 오길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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