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스물하나>

by 진다르크

모든 건 찰나의 순간이다. 그 행복한 찰나의 순간으로 우리는 버거운 인생의 여정을 버텨가고 있거나 또는 과거를 회상하며 자신이 사랑받았고 동시에 상처도 주었던 존재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지난 내 인생의 여정 속에서 내 곁을 스쳐 지나간 수많은 인연들이 떠오르곤 한다.

영원을 약속했던 우정도 사랑도 결국엔 끝을 맺었고 영원할 줄 알았던 열정마저도 어느샌가 허무하고 부질없다고 느껴졌다. 그렇게 마지막까지 모진 말로 끝냈어야 하는 게 아니었는데라는 죄책감은 나를 오랫동안 괴롭히고 있고 20대 때의 사진을 보곤 할 때면 이때는 참 풋풋했다는 말이 절로 나오며 세월을 실감하곤 한다.


그러나 꼭 이루어져야만 인연인가. 결실을 맺지 않은 인연 또한 그 나름의 의미와 성장이 있었다.

그리운 모든 인연들에게 그리고 상처 준 인연들에게 미안하다고 그리고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누군가가 나에게 거액을 금액을 줄 테니 20대로 돌아갈 거냐고 묻는다면 난 결코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아니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한 것이다. 10,20대 시절에는 아주 지독한 우울이 나를 덮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그 찰나의 순간들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미처 알지 못했다.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 한편이 뜨거워지며 아려오곤 한다. 그래, 그래도 너 잘 버텼구나.


"난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정말 사랑하는 연인과 이별한 날 나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었다. 나를 내려놓은듯한 그의 작고 가녀린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진심이였다.

나도 누군가를 진심으로 응원할 수 있을까. 그런 사람이 존재하는가.


어떤 것은 지나고 나서야 그 가치를 알 수 있다. 그 사람을 잃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그 사람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 수 있듯이 말이다. 나는 그와의 마지막 통화에서 다시는 그를 못 본다는 사실을 덤덤하게 받아들였지만 헤어지고 나서야 알았다. 내가 그 사람을 정말 사랑했고 상실의 고통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돌이켜보면 그 짙은 불행 속에서도 수많은 행운들은 있었다.


"괜찮아 다 지나가. 영원한 건 없어. 영원한 고통도 없듯이." 내가 힘들 때마다 외우는 주문이다.


영원한 건 없으니 이 찰나의 순간이 더 소중하고 아름답다는 사실을 생각하며 나는 오늘도 느린 회복 길을 씩씩하게 걸어간다.


나는 당신의 청춘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많은 사람이 나를 스쳐갔고, 다양한 감정들이 결국 나를 다스린 거다. 인생이 늘 행복할 순 없었지만, 불행도 있었기에 행복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관계를 만들고 지나친 후에야 지금 내 곁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지금의 나를 마주하고 더 좋아하자. 나와 함께 한 많은 이들에게 고맙다고 전해야겠다.]


[뭐라도 되겠지, 결국 인생은 어떤 것을 포기하는가의 문제다. 선택은 겉으로 드러나지만 포기는 잘 보이지 않는다. 돈을 많이 벌기로 선택하고 결국 돈을 많이 벌게 된 사람이 어떤 걸 포기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얼마나 기분 좋게 포기할 수 있는가에 따라 사는 게 즐거울 수도 있고 괴로울 수도 있을 것이다. 참 묘한 일이지만 늙어서 자기가 사랑했던 것들을 떠올리게 되면 좋은 점만 생각나고, 나쁜 점은 잘 생각나지 않는다. 그게 바로 나쁜 건 정말 별거 아닐 수도 있겠다는 걸 말해주는 거 아닐까 싶다.]



바람에 날려 꽃이 지는 계절엔

아직도 너의 손을 잡은 듯 그런 듯해

그때는 아직 꽃이 아름다운 걸

지금처럼 사무치게 알지 못했어

우 너의 향기가 바람에 실려 오네

우 영원할 줄 알았던 스물다섯, 스물하나

그날의 바다는 퍽 다정했었지

아직도 나의 손에 잡힐 듯 그런 듯해

부서지는 햇살 속에 너와 내가 있어

가슴 시리도록 행복한 꿈을 꾸었지

우 그날의 노래가 바람에 실려 오네

우 영원할 줄 알았던 지난날의 너와 나

너의 목소리도 너의 눈동자도

애틋하던 너의 체온마저도

기억해 내면 할수록 멀어져 가는데

흩어지는 널 붙잡을 수 없어

바람에 날려 꽃이 지는 계절엔

아직도 너의 손을 잡은 듯 그런 듯해

그때는 아직 네가 아름다운 걸

지금처럼 사무치게 알지 못했어

너의 향기가 바람에 실려 오네

영원할 줄 알았던 스물다섯, 스물하나

그날의 노래가 바람에 실려 오네

영원할 줄 알았던 지난날의 너와 나

영원할 줄 알았던 스물다섯, 스물하나

스물다섯, 스물하나

<자우림, 스물다섯 스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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