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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Dec 13. 2023

생애 처음 가 본, 인도네시아 스마랑

신발, 맛집 그리고 주말 아침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국내선으로 스마랑으로 이동 후, 한참을 달려 도착한 쯔파라. 그곳에서 만난 화승인도네시아. 베트남 화승비나, 중국 장천제화대련유한공사 외에도 화승의 신발 현장은 인도네시아에서 더 큰 꽃을 활짝 피우고 있었다. 아디다스 신발 ODM 기업,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인도네시아 생산현장, 그곳이 바로 화승인도네시아 HWI다.

일산분란한 작업공정, 그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들. 그 예쁜 손에서 만들어지는 신발을 보고 있노라니 내가 지금 신고 있는 이 한 켤레의 신발의 소중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어린 시절 부산 당감동에서 봤던 동양고무 공장의 형, 누나들이 생각나면서 이제 이곳에서 신발로 생활을 이어가는 또 다른 국적의 분들을 보니, 그분들이 같은 회사 직원이란 생각에 그 자체로 뿌듯하다.

더워도 너무 더웠던 그날, 긴 촬영을 마무리하고 함께 한 저녁. 몇 해 전 해외법인의 맛집으로 소개되었던 웨스틴 맛집, 마리나. 밤이었지만 앞을 나가면 바로 바다가 있고 스테이크에 파스타에 나시고랭까지 여기가 발리인가 쯔파라인가 분위기에 취했던 밤이었다. 이 먼 곳에서 고생하는 한국 직원분들과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밤.

인도네시아에서도 오지인 이곳 스마랑 쯔파라. 그래서 여기 화승인도네시아는 한국 근무 직원들의 복지를 처음부터 우선 과제로 삼았던 곳이다. 직원 숙소는 물론 스크린 골프장, 노래방, 헬스장 등 퇴근 후 직원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금요일이면 삼겹살 데이로 한주의 피곤함을 건배로 떨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다음 여정인 인도로 이동하기 위해 다시 스마랑으로 이동해 짐을 푼 시푸트라 호텔. 스마랑 시내 한가운데 심팡리마 광장의 메인에 위치한 이곳은 가성비 있는 호텔로 룸컨디션도 좋았다. 호텔에서 쉴 틈도 없이 오후 시내로 혼자 나가 걷고 걸었던 날. 생에 처음 가 본 인도네시아에서도 스마랑 시내라니. 그 자체만으로도 감격스러운 날이었다.

인도네시아 화폐를 따로 환전을 안 했던 터라 저녁은 시푸트라 호텔 라운지에서 간단히 해결했다. 스테이크와 맥주 한잔, 그걸로도 충분히 행복한 밤. 한국 사람들이 특히나 없는 이곳 스마랑. 위안부 사건으로도 유명하다는 건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다. 역사의 한이 서린 이곳의 밤을 그렇게 맞았다.

인도로 이동하는 날 아침, 일찍 일어나 호텔 바로 앞인 심팡리마 광장을 향했다. 이게 웬일. 전날 그렇게 쌩쌩 차와 오토바이가 달리며 겁이 났던 거리에 차가 한 대도 없다. 일요일 아침 오전 10시까지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하며 시민들의 쉼터를 제공하고 있었다. 곳곳에 산책하는 사람들, 돗자리를 펴고 쉬며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한편엔 다 같이 모여 에어로빅을 즐기는 사람들. 이 자체로도 진풍경이었다.

베트남 호찌민에 이어 인도네시아 스마랑의 주말 아침을 엿볼 수 있었던 건 행운이다. 그들의 일상 속, 휴식을 잠시나마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던 순간이다. 인도로 가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는 길, 아스라이 사라지는 그들의 일상이 곧 그리워질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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