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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Jan 26. 2024

배달음식이 사라졌다.

양배추 1개로 3끼 식사를

자가농장에서 수확한 양배추 1개. 시중에서 판매되는 양배추와는 달리 채를 썰면 생각보다 잘게 썰리지 않아 요리가 쉽지 않지만 이 1개로 일요일 3끼를 해결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일요일을 맞았다. 매끼 밥상을 차리고 설거지를 하고 또 차리고 설거지를 하는 일이 만만치 않지만 가족을 위해서라면 한 달에 한번 정도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주 양배추와 당근, 계란, 치즈, 가쓰오부시, 마요네즈, 돈가스소스로 손쉽게 만들어내는 오꼬노미야끼 레시피를 다음 메인에 뜬 티스토리를 통해 보게 되었다. 단박에 머릿속에 입력을 해두었다. 그렇게 양배추 1개로 3끼를 해결하는 주말 아침이 시작되었다.


1. 아침_옛날토스트/오꼬노미야끼

재료 : 양배추 4분의 1개, 양파, 당근, 계란 4개, 치즈(체다치즈 없으면 모차렐라치즈), 식빵

양배추는 최대한 얇게 채를 썬다. 당근도 양파도 채를 썰어 볼에 함께 모두 넣고 계란 4개를 톡 깨뜨려 넣는다. 소금 약간과 후추를 기호에 맞게 넣는다. 야채에 계란이 모두 묻게 골고루 버무린 뒤 팬에 기름을 두르고 토스트 속에 들어갈 3개의 전을 구워낸다. 팬을 닦은 후 식빵을 살짝 구워낸 후 식빵 사이에 넣고 케첩을 뿌려 먹는다. (옛날토스트 좋아하는 분이라면 설탕을 뿌려 넣어 먹어도 맛있다.)


팬에 다시 기름을 두르고 남은 반죽의 반을 부어 편 후 굽는다. 살짝 익으면 치즈를 위에 올린 후 팬의 뚜껑을 덮어 약불에 2분을 둔 후 남은 반죽을 그 위에 붓고 조금 더 익힌 후 둘려 구워낸다. 양배추를 얇게 썰지 못해 예쁘게 구워내지 못해 좀 아쉬웠지만 맛은 그만이었다. 가쓰오부시가 있다면 좋지만 그런 게 없는 우리 집은 마요네즈와 돈가스소스를 뿌려 먹었다.


2. 점심_팟타이


재료 : 양배추 4분의 1개, 무, 당근, 버섯, 호박, 새우, 팟타이 재료 (쌀면, 소스(시판용이 최고), 태국 고추, 땅콩가루 (이런저런 야채는 다 필요 없고 양파, 숙주와 쪽파 만으로 충분하지만 냉장고에 똑떨어졌고 추워서 나가기 귀찮아 냉장고에 있던 채소를 조금씩 넣어본 것이다.)

태국 방콕에서 처남댁이 선물로 보내온 팟타이 밀키트. 드디어 꺼냈더니 이렇게 심플하게? 싶어 깜짝 놀랐다. 면과 소스, 태국고춧가루와 팔린 파, 땅콩 조금이 전부라니. 좀 더 들어있는 게 없나 통을 탈탈 털어봤지만 이게 다다. 결국 채 썰어둔 양배추 4분의 1을 꺼냈다. 면을 물에 20분을 불려 놓는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새우와 야채를 넣고 볶는다. 마늘을 약간 넣으면 느끼함이 사라진다. 팟타이 소스를 넣고 볶다가 불려둔 면을 넣고 볶아 준 후 태국 고추(가 없다면 청양고추를)와 땅콩 가루를 넣고 볶아내면 끝. (새우를 볶은 후 계란을 넣어 스크램블을 해서 같이 볶아내도 훌륭하다.)


3. 저녁_양배추쌈/불고기


재료 : 양배추 2분의 1개, 불고기용 고기, 각종 야채, 대파

양배추를 가장 손쉽게 영양분을 살려 먹을 수 있는 요리가 또한 양배추 쌈이다. 찜기에 양배추를 올려 푹 쪄 놓고 불고기에도 각종 야채와 양배추를 살짝 넣어 볶아내면 훌륭한 한 끼가 완성된다. 쪄둔 양배추 잎을 불고기 플레이팅에 활용하면 비주얼 또한 우월하다.


덕분에 일요일 하루종일 단 한 번의 배달음식도 없이 가족과 함께 대화가 있는 3끼 식사시간을 보냈다. 특별한 다이어트 식단은 아니지만 그래도 건강한 하루를 보냈다는 포만감은 무척이나 큰 일요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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