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
기온이 삼십도를 넘어선 지 이미 오래지요.
날마다 폭염경보, 너무 더워서 8월에는 여고 동창생 친구들과의 약속조차 미뤄두었어요.
9월, 시원한 계절에나 반갑게 만나자하면서요.
한 걸음 나들이를 나서는 일도 어쩐지 마뜩찮은 거예요.
친구들과의 편안한 시간, 거칠 것 없던 발걸음이 땡볕 무더위에 덜컥 발목이 잡힌 셈이에요.
땀을 흘리지 않고는 하루도 그냥 흘러보낼 수 없지요.
어디에서 무엇을 해도 에어컨옆이 아니라면 여지없이 땀투성이고요.
땀을 하루종일 흘리다보면 얼핏 피부가 따가운 느낌도 찾아 들기도 하고요.
그만큼 우리 몸의 건강을 마구 뒤흔들어 놓을 수 있는 계절, 지금이고요.
어느 새 7월 하순, 8월초 바캉스 시즌이에요.
여름 휴가를 일찌감치 다녀왔으니 나머지 한여름의 시간은 에어컨 옆이 최고의 피서지가 될 것 같아요.
선풍기로는 감당못할 무더위에 에어컨없이 지낼 수가 없어요.
특히 막내아이가 여름방학을 맞은 통에 더 더욱 에어컨 바람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어요.
무슨 일을 하든지 더위와 싸워가면서 하려면 두 서너배로 고단하기 마련이지요.
일 자체의 노동강도보다 외적인 문제, 무더위에 먼저 지쳐버리기 쉽고요.
너무 춥거나 더우면 당최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기 어려워요.
흔히 불쾌지수라는 말을 입에 담는 이유가 따로 있고요.
아무리 정신적으로 버티고 버틸수 있다 하여도 말이에요.
그러고보면 사람은 참으로 주변환경에 취약한 존재인가봐요.
위의 사진은 아침 이슬이 촉촉히 머금고 있는 집앞 텃밭에서 찍은 맨드라미꽃이에요.
꽃말은 건강과 방패.
폭염에 시달리는 요즘에 가장 잘 어울리는 꽃이지요.
겉모양이 닭벼슬같아서 얼핏 그다지 예쁜 꽃으로 여기지 않을 수 있어요.
맨드라미.
꽃이고 꽃이지만 아름답게 보이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구불구불 자연스레 접힌, 진한 핑크빛 꽃잎 잎사귀 어디 미운 구석이 있겠는가.
맨드라미는 맨드라미 모양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어요.
괜시리 다른 이름난 꽃과 견주지 않는다면 말이에요.
여름마다 잊지 않고 친근하고 고운 꽃으로 무더위를 가뿐히 이겨내고 어여쁘게 피어나니까요.
무더위를 견디고 견디어 꽃을 피우는 모습이야말로 저도 모르게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어요.
누가 보든 말든 저 혼자 부지런히 꽃을 다듬어 피우는 무던한 맨드라미꽃 한 송이에요.
말없이 피고 지는 흔한 꽃, 맨드라미의 미덕에 마음의 눈을 활짝 열고 들여다보게 되어요.
5퍼센트, 자작시 ☆
한여름의 땀 이야기를 빼놓을 수 가 없지요.
하여 자작시 『땀방울이』를 지어보았어요.
매미가 창 밖 가로수 어딘가에 붙어서 연신 제 목소릴 뽐내고 있어요.
(2025년 올해 첫 매미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여름이 속절없이 깊어가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
진심에 진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