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시
숨결마저 뜨거웠던 그 여름의 격류(激流)
향기마저 충만했던 잔상 같은 녹음(綠陰)
스며드는 가을바람에 애틋하게 실어 보내니
이제야 나름의 추색(秋色)이 드러나는구나
열정마저 땀 흘리던 그 더위의 열기(熱氣)
욕망마저 아름답던 패기 어린 삶의 절정(絕頂)
청명하게 식어가는 가을볕에 적시 우니
이제야 겸손의 퇴색(退色)으로 물드는구나
아, 쓸쓸한 마지막 반란이여!
버려지니 아름답고 퇴색하니 화려하다
아, 퇴색의 계절 가을이여!
바람은 매서워지련만 삶은 붉게 번지는구나
일순간 타오름도 이제 곧 사라지겠지만
그 겨울, 멈춤의 단장(丹粧)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