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해서 더 소중한 하루

by 이화

아침이 오네요. 하루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특별할 것도 없이, 아이는 오늘 어떤 놀이를 하며 지낼까 생각할 겨를도 없이 부지런히 세야에 물을 받아 작은 손으로 세수를 합니다.

아침은 참 좋은 느낌입니다.

엄마가 가마솥에서 후후 불며 하얗게 퍼주신 밥.

한 숟가락 입안 가득 담으면, 따뜻한 기분이 온몸을 포근히 감싸안습니다.

밥을 다 먹고 난 뒤 구수한 숭늉을 마시는 일도 든든합니다.

숭늉까지 마셔야 식사가 끝난 것이지요.


오늘은 동생들과 함께 뒷뜰로 나가, 딸기가 얼마나 자랐는지 보러 갈 것입니다.

아직은 초록빛과 하얀빛을 머금은 딸기들이 내내 아쉽습니다.

얼른 빨갛게 물이 들어야 한입 크게 베어 물 텐데요.

아직 아침 햇살이 뒷뜰까지는 닿지 않았습니다.

차가운 아침공기에도 아이들은 서둘러 딸기 옆에 아기자기하게 자란 풀들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아침을 먹었으니, 이제 점심 식사 놀이를 하는 모양입니다.

판판한 돌멩이를 찾아 바닥에 깔고, 모아 놓은 이파리들을 열심히 빻으며 놀이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모래 가루도 뿌려 주고, 작고 앙증맞게 자란 꽃송이들도 조심스레 올려봅니다.

식사가 준비가 끝났는지, 이제는 부지런히 냠냠거리며 먹는 흉내를 냅니다.

소리만 내며 먹다가 성이 안 찬 듯, 살짝 작은 혀를 데이며 찡그리더니 퉤퉤거립니다.

그 표정이 어찌나 진지한지, 웃음이 절로 납니다.


아이는 소꿉놀이가 지루해지면 밭에서 일하시는 엄마 쪽으로 살짝 걸음을 옮깁니다.

엄마는 늘 허리를 굽혀 무엇인가를 하고 계시네요.

기억 속의 엄마는 언제나 땅을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아이보다 훨씬 커다란 엄마가 그저 든든하게 느껴집니다.

고개를 돌리면 언제나 엄마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걸 확인한 아이는 다시 안심한 듯, 자신의 소꿉놀이로 돌아갑니다.

평범하기만 했던 그날이, 아마도 곁을 지켜주던 엄마의 숨결 덕분이었을까요.

그래서였는지, 유난히 따뜻하고 소중한 하루로 남았습니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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