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by 송나영

달팽이가 이사를 했다.

상추잎을 타고서

밭에서 아파트로 집을 옮겼다.

평생 집걱정 없는데

상추 먹느라 밭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오막살이 집 한채 들고

친구 하나 없는

비좁은 화분으로 이사를 왔다.

올리브, 남천은 맛이 없다.

입맛에 맞던 청겨자도 없고

아쉬움을 달래며 먹던 상추도 없다.

친구가 보고 싶어

바글거리고 떠들던 세상이 그리워

미끌거리는 타일 위를 방황하고 있다.

나를 옮긴 놈이 도로 화분에 집어넣었다.

이대로 끝인가 보다.

흙속에 고개를 묻는다.


https://youtube.com/shorts/Zl_xKuFa6H4?si=5EL0wCHGsk-RKz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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