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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사랑한다는 이름으로 주는 상처 : 무시

[오늘의 심리학 #050]

자식이 안정적이고 떵떵거리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모든 면에서 챙겨주는 것을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College Admission Scandal: When Parents Don't Trust In Kids

 Operation Varsity Blues is not a surprise in the culture of intensive parenting.

 Posted Mar 12, 2019 Alison Escalante M.D.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shouldstorm/201903/college-admission-scandal-when-parents-dont-trust-in-kids?collection=1127443


* 주요 내용

- 'Varsity Blues'는 대학 입학과 관련되어 부모, 코치, 대학 관계자, 컨설턴트까지 뇌물 및 사기로 연류된 커다란 스캔들이다.
- 엘리트 대학에서 운동선수들에게는 낮은 학력 기준으로 입학을 허가하는 관행을 이용하여 자격이 없는 학생들이 입학을 할 수 있도록 도왔으며, 15,000달러에서 75,000달러까지 그들은 좋은 점수를 돈으로 거래했다.
- William Singer는 'The Key'라고 불리는 회사를 설립했는데 이 학교는 아이들이 성적과 상관 없이 상위 학교에 입학하는 것을 돕는 곳이었다. 놀랍게도 이 회사에 도움을 얻은 가구가 거의 800가구에 육박했다.

- 우리는 아이의 편안함, 자부심, 성공을 중요시하는 육아 문화 속에서 살고 있다.
- 부모는 아이의 성공에 전적인 책임을 지고, 아이가 필요로 한다고 믿는 것을 자식에게 가져다주기 위해 범죄까지 서슴치 않았다.
- 이 성공을 위해 아이가 자신의 수준과 맞지 않은 학문을 배우고, 상대가 되지 않는 학생들과 경쟁을 하도록 하는 것이 아이의 자존감을 위해서라니 웃기지 않은가?
- 익명을 원한 전 아이비리그 대학 교수는 이에 대해 '아이에 대한 부모의 믿음이 부족한 것의 표출'이라고 해석했다.
- 즉, 부모의 이런 양육은 구체적으로 이런 메시지이다. "아이야. 넌 충분하지 않아. 우린 네 능력을 믿지 않아."




* Bandi Thinks



 2018년 7월 중순에 치러진 숙명여고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당시 교무부장의 두 딸이 각각 문/이과 내신 성적, 전교 1등을 차지하자 주변에서 의혹을 제기했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여러 정황과 증거들이 시험지 유출을 했다는 방향으로 선명해지며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가 되었었죠.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고 당사자들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무죄추정원칙에 따라 이들이 유출을 했다고 확정할 수 없습니다. 이들의 옳고그름을 논하기엔 이릅니다.



 허나, 시험지 유출이 왜 이렇게 커다란 사회적 이슈가 되었는지를 다뤄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적 이슈는 현재의 상황과 공감대를 반영하고 있으니까요. 어떤 공감대를 반영하는 걸까요? 이른바 헬리콥터 부모, 호랑이 돌봄, 컬링 육아 등으로 일컫는 육아 태도를 말하고 있습니다. 


 헬리콥터 부모는 자녀들의 주변을 헬리콥터처럼 감싸는 부모를 일컫는 용어로 책임감을 넘어 과보호까지 하는 양육 방식을 얘기합니다. 명백한 과잉 보호입니다.


 호랑이 돌봄은 엄격함과 동시에 사랑과 믿음을 바탕으로 아이를 양육하는 엄마를 이야기합니다. 예의범절 및 상대에 대한 존중을 교육하고 좋은 성적을 얻도록 돌보는 양육 방식입니다. 좋은 뜻입니다. 그러나 이게 자녀의 좋은 성적, 좋은 평판에만 집중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컬링 육아는 마치 컬링을 하듯이 자녀가 나아갈 앞길의 장애물을 다 치워버리는 부모를 뜻합니다. 과연 자녀에게 이런 모습이 든든하고 감사하게 느껴질 지 모르는 일이지만요.



 이 모든 모습이 혼재된 부모님은 자녀의 앞일에 걸림돌이 될 것 같은 일은 사전에 차단하여 탄탄대로를 걷도록 합니다. 밀착한 상태로 자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계획하고 통제하며, 자신이 짜놓은 계획에서 자녀가 이탈하고자 하는 경우 그 누구보다 차갑고 엄하게 대합니다. 그들의 명목은 '사랑하는 우리 아이. 이 힘든 세상 잘 살아낼 수 있도록 이 중요한 시기 허투루 보내면 안 된다.' 입니다.


 그러나 부모가 생각하는 '잘 사는 것'이 좋은 대학, 인정 받는 직업, 안정적인 수입이라면 그 결과를 자녀에게 안겨주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게 됩니다. 이 절실함은 부모를 옹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과정은 무시하고 결과만 보게 되죠. 성장, 그 안에 추구해야하는 협동, 공생, 배려 등을 잊고 반칙을 권하죠.



Photo credit: ini foto budi on Visualhunt.com / CC BY


 본 저널은 최근 미국에서 일어난  'Varsity Blues' 스캔들에 대해 설명합니다. 그저 다른 나라에서 일어난 해프닝이 아니라, 마치 우리의 일인양 공감이 되는 건 무척 슬픈 일이네요. 입시, 교육, 경쟁이 가져오는 이 부작용이 씁쓸한 맛으로 곱씹어집니다.



 시험지를 빼돌려서라도 자녀의 성적을 올리고자 한 행동, 우수한 대학에 입학시키기 위해 거액을 들여 부정 입학을 시키는 행동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윤리적인 측면에서 당연히 옳지 못 합니다. 그렇다면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이라는 관점에서는 어떨까요? 부모라면 자식을 위해 그럴 수 있다며 이 행동을 사랑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건 사랑이 아닙니다. 당연히 부모라면 자식이 떳떳하고, 무시 받지 않고, 유복하게 살기를 바라겠죠. 허나 그것을 위해 일방적으로 자식의 길을 정하고 그대로 따르지 않으면 강요한다? 자식을 하나의 독립된 개체로써 인정하지 못 하고 있기에 그럴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랑한다는 이유로 과잉 친절을 베풀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불편해하는, 받기를 원하지 않는 챙김은 상대를 위해서가 아닌 자신의 욕심을 위해서입니다. 'Varsity Blues' 와 같은 일은 하지 않는다고요? 우리도 모르는 새 나의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려가 아닌 무시를 하고 있는 건 아닐지 생각해보는 게 어떨까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 새 나는 상대에게 큰 상처를 입히고 있었을 수도 있으니까요.



가둬놓고 일방적으로 예뻐하기만 할 거면, 차라리 집에 인형을 놓으세요.



* 참고 자료

https://brunch.co.kr/@3fbaksghkrk/166

https://brunch.co.kr/@3fbaksghkrk/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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