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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사이비 종교에 빠져들까?

[오늘의 심리학 #110.]

이단 종교를 만들고 관리하는 이들, 종교에 빠져드는 이들, 이것을 막기 위한 방법을 소개합니다.




Why Would Anyone Aid and Abet a Predator?

 The mind of an enabler.

 By Jennifer Latson, published December 20, 2019 - last reviewed on January 27, 2020 January 2020 8 Truths About Intuition


https://www.psychologytoday.com/us/articles/201912/why-would-anyone-aid-and-abet-predator




* 주요 내용

- Nxivm의 리더 Keith Raniere은 사이비 종교단체에서 성매매, 강제노동, 공갈협박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2인자인 Nancy Salzman 역시 리더의 범죄를 폭로하려는 사람들에게 했던 불법적 행동이 인정되어 법정에 섰다.
- Salzman은 법정에서 "우리는 사람들을 돕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 Vxivm의 회원들은 Raniere가 재정적, 성적 착취를 했다고 증언한다.
- 왜 이런 곳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있을까?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끌어들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특히 Salzman 같은 경우는 전직 정신과 간호사였다!)

- 심리치료사이자 Borderline, Narcissistic, and Schizoid Adaptations (경계선, 자기애성, 조현증의 적응)의 저자인 Elinor Greenberg는 '악하거나 도덕적이지 않아도 이런 곳에 빠져들기 쉽다'고 얘기한다.
- 다른 사람들보다 더 이런 곳에 빠져드는 이들은 현재 취약하고 반대를 표명할 용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결국 이들을 진심으로 믿게 된다.

- 정신과 의사인 Liane Leedom은 다른 사람들을 조종하도록 이끄는 인격 장애와 그들이 가하는 피해를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는 지 연구했다.
-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두려워 하는지 알아내고, 두려움과 불신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그리고 자신들을 유일한 안전한 대상으로 묘사한다.
- 이성적 판단을 마비하기 위해 감정적 자극을 극한까지 높히는 일을 반복한다.

- 그들은 돈, 힘, 사랑, 영적인 깨달음 등의 보상을 약속한다.

- 그들은 피해자를 찾아내는 재주가 있다. 특히 자신의 의견이나 요구를 타인에게 얘기하지 못 하는 사람이 주요 표적이 된다.
- 피해자 중 많은 사람들이 어렸을 때 무시당하거나 학대를 당했고, 자기 계발을 하지 않아 확고한 정체성이 없이 자란다. 이런 경우 정말 조작이 쉽다고 한다.

- 유명하고, 부유한 이들 역시 있다. 그들 중 나르시시스트에게 주로 접근한다. 이들은 감정적 공감이 적고 사회적 지위를 매우 추구하기에 하위에 누군가를 학대하는 것을 통해 자신이 높은 위치에 있음을 확인한다.
- 미성년자에 대한 성적인 학대 역시 그들에겐 '어차피 지저분하고 별 거 아닌 존재야. 뭐가 그렇게 나쁜데?' 하며 정당화한다.
- 사회적 신용을 많이 가지고 있을 수록 그들이 하는 '이상한 행위' 역시 신뢰롭게 만들 수 있다.

- 이들의 첫 시작은 아첨, 칭찬, 사랑의 분출이다. 그 후 죄책감, 처벌, 두려움에 대한 세뇌로 그들이 쉽게 떠나지 못 하게 한다.
- 이는 스톡홀름 증후군과도 약간 다르다. 사이비 종교단체 회원들은 자신이 자신의 의지로 종교를 선택했다고 믿기 때문에 총구를 들이대며 강요한 것보다 더더욱 벗어나기 어렵다.
- 오히려 당신의 마음이 완전 다른 사람의 지배하에 있을 때 그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인식하지 못 한다. 아돌프 아이히만의 홀로코스트가 그 예가 될 수 있다.

- Lobaczewski 교수는 자신의 저서에서 '정치적으로 권위 있는 사람이 사이코패스라면 본질적으로 사이코패스가 아닌 사람들에게마저 정신이상학적 증후를 전염시킬 수 있다'고 적었다.

-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하면 이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
 1.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부 고발에 익숙하지 않고 강한 권력자와 맞서기 쉽지 않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2. 현상을 유지하려는 것이 인간의 본성임을 알고 사회적인 선에서 체계적인 변화를 한다. (법 제정, 운동 등)
 3. 실질적인 차원에서 지도자들이 “dark triad”에 속하는 지 평가한 후 이러한 특성이 높은 사람이 집회나 종교, 정치적으로 권위 있는 행동을 하지 못 하도록 막아야 한다.
 4. 철학적 차원에서 약탈적 지도자를 집단 지원하는 것을 막기 위한 사회적 가치 조정이 필요하다.



* Bandi Thinks



 Psychology Today에선 매달 4개 주제를 가지고 매거진을 소개합니다. 내용이 좋아도 분량이 많아서 번역하기엔 부담감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정말 관심이 끌리는 주제가 아니면 번역하지 않고 있는데, 2020년 1월 매거진 중 사이비 종교에 대한 내용이 있네요. '이건 안 할 수가 없다.'는 사명감과 흥미가 올라왔습니다.



 최근 코로나19사태가 신천지 교단을 중심으로 일파만파 커졌습니다. 그 전에는 채 50명도 안 되던 확진자가 어느덧 1,000명을 바라보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정부는 위기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기까지 했죠. '신천지 교인이 우리 사회 이렇게 곳곳에 있었단 말이야?' 라는 놀라움이 들 정도로 다양한 영역에서 신천지 교인이 발견되었습니다. 정부 차원에선 공식적인 이단으로 지정되지 않은 종교를 상대로 강경 발언, 대처 등을 할 수 없겠으나 암묵적인 상식으론 확연하죠. 신천지는 사이비 종교입니다.


 이러다보니 전국적으로 신천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죠. 생각보다 사회 곳곳에 신천지 교인이 있었으며, 공무원, 교사 등 공직에 있는 사람들 중에도 신천지 교인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궁금합니다. 사람들은 왜 그런 사이비 종교에 빠지게 될까요? 그들이 모자라고 이상한 사람들이라서 그럴까요? 나는 절대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요?



© _freakwave_, 출처 Pixabay






 저널 내용 정리

 - 지식인이든 그렇지 않든 그 누구라도 이단의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다.
 - 특히 유년시절 무시, 학대 경험이 있고 자기 의견을 쉽게 말하지 못 하는 (확고한 정체성이 잡히지 않은) 이들이라면 더욱 확률이 높다.
 - 자신을 무작정 복종한다는 감각을 통해 학대와 착취를 합리화하는 고위층 나르시시즘 역시 빠져들 확률이 높다.
 - 이들의 전략은 초반 아첨, 칭찬, 사랑의 분출 / 중반 죄책감, 처벌, 두려움 / 종반 책임을 나눌 수 없는 일의 공유 로 진행된다.
 - 관리자들은 취약한 사람을 찾아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 지도자는 “dark triad” 특성을 전부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 geralt, 출처 Pixabay



 지식인이든 그렇지 않든 그 누구라도 이단의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혹시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아본 적이 있으신가요? 다들 '바보같이 거기에 왜 속고 있어?' 라고 물을 때 피해자는 이야기합니다. 그 당시에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하게 된다고요. 사이비 종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는 이성적인 판단을 마비시킬만한 감정 증폭 요소를 잘 다룬다는 데에 있습니다.


 시작부터 믿을 수 없는 커다란 덩어리를 내어놓는 게 아니에요. 조금씩 감정을 오르게 하여 이성적인 판단을 마비시키고 신뢰도를 높인 이후에 서서히 그들의 교리를 전달하는 겁니다. 주사기로 독을 퍼뜨리듯 말이에요. 국가적으로는 히틀러가 일으킨 유대인 말살 정책, 지역적으로는 이데올로기에서 비롯해 불거진 지역 갈등, 젠더 갈등의 단면, 개인적으로는 보이스 피싱, 가스라이팅 모든 게 다 여기에 해당합니다. 자신에게 피해가 되는 줄 알면서도 관계를 지속한 일이 있나요? 나도 모르게 주관 없이 피폐해진 적이 있다면 그 모든 게 가능성이 되는 것입니다.




 특히 유년시절 무시, 학대 경험이 있고 자기 의견을 쉽게 말하지 못 하는 (확고한 정체성이 잡히지 않은) 이들이라면 더욱 확률이 높습니다. 다양한 심리학자들이 성격의 형성을 이야기하며 자기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시기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유년 시절 및 청소년 시기는 관계와 세계에 대한 가치관을 확립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가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러나 여러 이유로 인해 고립, 무시, 학대를 받은 이들은 사춘기부터 밟아가야 할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을 머리에 띄우지 못 합니다. 자신을 확립하지 못 한 이는 자신이 없습니다. 훌륭하고 현명하게 길을 인도해주는 스승의 존재를 찾고 있죠. 인간의 욕구 중 훌륭한 스승에게 배우고자 하는 배움의 욕구도 있거든요.


 그런 순간에 뚜렷한 신념을 바탕으로 가치관을 전수하는 이와의 만남은 든든한 구원입니다. 내게 부족한 빈 칸을 채워주는 느낌을 받으며 이들은 사이비 종교 내의 관계, 지도자에 대한 존경을 쌓아갑니다. 그게 믿음이 되는 겁니다.



© cdd20, 출처 Pixabay



 그러나 이것은 그들의 전략일 뿐입니다. 초반에 아첨, 칭찬, 사랑의 분출을 통해 그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충만감을 느끼게 한 이들은 서서히 그들이 그 감각에 중독되게 합니다. 충분히 중독이 되었다는 확신이 들면 이제 그 다음은 외부와의 연결 차단입니다. 사이비 교리를 통해 그들의 죄의식을 높여서 교리에 복종하지 않을 시 큰 벌을 받을 수 있다는 공포를 심습니다. 이 과정에선 '우리 외에 다른 사람들은 모두 위험한 적이야.' 라는 메시지를 주입함으로써 사회 관계망을 끊는 일도 함께 진행 됩니다. 이미 '함께 있음'의 달콤함을 알아버린 그들에게 "그런데 우리 말 안 들으면 너는 우리와 함께 있을 수 없어." 라는 말은 "너는 평생 외톨이로 살 지도 몰라." 라는 말로 들리겠죠. 방법이 있나요. 무릎 꿇고 애원해야죠. 저를 버리지 마시옵소서. 저를 굽어 살피옵소서.




 이렇게 머리를 조아리는 이들은 나르시시즘을 가진 이들의 좋은 먹이감이 됩니다. 누군가의 위에 있음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는 나르시시스트들은 이들의 헌신과 희생을 통해 충족됩니다. '절대적인 복종'은 그들에게 무척 달콤한 말입니다. 공감하기보단 이용하기를 좋아하는 그들은 이들의 공포 어린 존경에 중독되어 사이비에 젖어 갑니다. 그렇기에 남녀노소상하좌우 상관 없이 사이비 종교는 이들에게 '인생의 진리'가 되는 거죠.




 특히 이들의 취약함을 단번에 찾아내는 귀신 같은 눈초리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부르는 용어 중에 저는 '추수꾼'이 무척 마음에 들어요. 잘 어울리잖아요. 여기저기 추수하고 다니는 모습이. '추수꾼'은 취약한 사람을 은연 중에 자신의 영역으로 초대합니다. 밝은 웃음과 지나친 친절은 모두 포섭을 위한 계략이라 생각하셔도 되는 거죠. 물론 그들 중 진심으로 자신의 교리를 믿고 함께 하기를 바라며 포교 활동을 하는 사람 또한 있을 겁니다. 이 좋은 걸 당신도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사람들에겐 있잖아요. 문제는 그 곳의 신념이 잘못 되었다는 거죠.




 특히 그 교리를 만들고 활동하는 교주는 “dark triad” 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경우가 파다합니다. Dark triad 란 우리 사회를 이기적으로 만드는 대표적인 암적 특성 3가지를 말하는데요. 이에 대한 설명은 이전에 한 적이 있으니 링크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최근 외국 심리학의 동향은 개인을 못 살게 구는 이 “dark triad”에 대한 분석이 많아보여요.


https://brunch.co.kr/@3fbaksghkrk/135



 놀랍게도 많은 심리학자들이 사이비 교주 뿐만 아니라 정치인, 기업의 대표 등에게서 Dark triad 가 나타난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권력을 지니고 있는 이들은 잘못된 가치관과 신념을 다른 사람에게도 전염시킬 수 있기에 경계해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저널 후미에 제안한 것처럼 암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 이들이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지 않는 것, 또 그런 경향이 보일 경우 권리를 박탈하는 게 가능할 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의 인성이라는 객관화 힘든 지표를 잣대로 사회적인 지위를 부여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을테니까요. 그러나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옳지 않은 것임을, 그래서 떵떵거리며 살지 않고 고치려 노력해야 함을, 올바른 가치관을 함양할 수 있는 기회와 분위기를 끊임없이 제공하는 사회 분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https://youtu.be/vWpWxGpn7_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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