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님아 그 MBTI 검사를 하지 마오.

[오늘의 심리학 #157.]

내가 그 유형이 나왔다고 해서 그 유형 자체가 나라고 할 수 없다.


 대중화 된 성격유형 검사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MBTI, 애니어그램 정도 있겠네요.

 성격유형 검사는 성격에 경향성이 있고, 그 경향성에 따라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는 주장합니다.

 확실히 성격유형 검사는 상담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https://brunch.co.kr/@3fbaksghkrk/310


그러나 성격유형 검사가 대중화가 되어 모두가 알고 있는 상식처럼 취급되는 순간 상당한 부작용이 시작됩니다. 소화 능력 없이 우유를 마시는 꼴이에요. 우유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에게 우유를 먹이는 건 문제가 있잖아요?


자, 성격유형검사의 대중화엔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 자기 수양 과정, 다양한 경험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연구에서 모두 자기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택했다.
- 이들 모두 2주간의 개입을 통해 자신의 성격을 바꾸는 데에 성공했다.

- 인기 있는 성격 유형 테스트일 수록 단정적이고 유형에 기반을 둔다.
- 그러나 성격은 유형이 아니라 스펙트럼으로 보는 것이 훨씬 정확하다.
- 성격은 발전시킬 수 있다.
- Self-Expansion Model 에 따르면 자기 발전은 선천적인 요소보다 관계, 맥락적 요소를 따르는 경향이 있다.


 심리검사 툴은 MMPI-2, SCT, PAI, TCI, K-WAIS 등 상당히 많습니다.

 이들은 왜 대중적으로 퍼지지 않을까요? MBTI, 애니어그램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바로 간편성과 명료성입니다.

 너는 ESTP 구나! ESTP 유형은 이러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 어때? 맞지? 라고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어요. 16가지 유형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모호하지 않고 그만큼 쉽습니다. 즐길 거리로 충분해요.

하지만 이는 기본 전제에 어긋납니다.


 성격이라는 게 애초에 모호해요. 원래 모호한 것을 조금 더 쉽고 간단하고 딱 떨어지게 얘기하다보니 군집 간의 구분을 짓습니다. 그렇게 그어진 선 안의 성격은 모두 같은 유형이 됩니다.

 물론 성격 검사를 시행하는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아마 대부분...) 하지만 전문가의 손을 떠나 대중적인 가십이 되어버린 성격유형검사엔 꼭 알아야 할 주의점이 미치지 못 합니다. 그들은 쉽게 취급하고 간편하게 믿습니다.

 어느 덧 혈액형 테스트만도 못 한 성격 테스트가 되어 있을 수 밖에요.


Photo credit: Peter Forret on 



 성격 테스트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놀이입니다. 허나 이 놀이가 전문성을 등에 입으면 묘한 신뢰가 생긴단 말이죠. 그래서 "와아, 나랑 되게 맞네? 신기하다~" 하고 끝내면 될 일이 "나는 이 유형이니까 이렇게 살아야겠구나. 내 다른 모습은 환경 때문에 만들어진 가짜 모습이구나!" 까지 번져요.

 유형에 자기를 끼워 맞춥니다. 스스로 꼬리표를 달고 자기 발전의 여지를 차단합니다.



 성격은 스펙트럼이에요.

 특유의 취향이 있어서 찍먹, 부먹 선호가 다른 것처럼 '이런 것'보다는 '저런 것'이 나에게 더 편해. 하는 경향성이 있습니다. 그 수많은 경향성들이 통합되어 나타나는 게 바로 '나의 현재 성격'인 거죠.

 그렇기에 노력을 통해 성격을 바꾸는 게 가능하며, 기질마저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이건 정말 각고의 노력을 해야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경향성을 따질 항목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만약 다 모은다해도 복잡하고 어려워서 실용 가치가 없을 거에요. 그렇다고 몇 개만 추려서 확정짓기엔 앞서 말했듯 모호함 천지입니다.


 그러니 님아 그 MBTI를 하지 마오... 재미로 즐기는 정도라면 상관 없지만, 정말 나에 대해 궁금해서 알고 싶다면 블로그 검색하지 말고 전문가를 찾으세요. 같은 검사 툴이라도 그 내용에 대한 이해가 깊은 사람은 달리 사용합니다. 괜히 전문가가 아니라고요.



* 참고 자료


1. 성격 검사 추천해드릴게요. 당신이 결과를 믿지 않는다면

 - 성격 검사의 오용이 얼마나 위험한 지 알려주는 글입니다.

https://brunch.co.kr/@3fbaksghkrk/310

 

 2. 우린 특별하고 다양하지만, 너희들은 모두 똑같아!

 - 잘 알지 못 하는 상대 집단을 전체화하고 일반화하는 경향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https://brunch.co.kr/@3fbaksghkrk/165

https://youtu.be/3-JcVbUpYx8




* 출처 자료


PERSONALITY

New Research Shows 2-Week Intervention May Change Personality

Most research on personality change has only examined changing neuroticism.

Posted May 26, 2020 Benjamin Hardy Ph.D.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quantum-leaps/202005/new-research-shows-2-week-intervention-may-change-personality


PERSONALITY

Don't Let Your Children Take the Myers-Briggs

Type-based tests are not scientific.

Posted May 27, 2020 Benjamin Hardy Ph.D.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quantum-leaps/202005/dont-let-your-children-take-the-myers-briggs




매거진의 이전글 코로나19 그리고 자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