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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레쌤 Oct 10. 2022

단어만 암기해도 영어 2~3등급은 나오나요?

선생님 그거 시험에 나오나요?

영어 단어 암기에 대한 부담과 걱정이 많은 학생들이 있는 한편,

영어 공부에 대한 자신감이 너무나도 큰 학생들도 존재한다.


일명 '~만 하면 되죠?' 학생들이다.



고1~2학년까지 영어 공부를 소홀하게 하다가 3학년이 되어서 슬슬 영어 등급에 대한 압박을 받는 학생들이 주로 저런 말을 하곤 한다.


공부를 진지하게 물고 늘어본 적이 없다 보니 이런 학생들이 궁금한 것은 단기에 점수를 올리는 여러 방법들이다.


그리고 제일 많이들 하는 질문은 아래와 같다.


단어만 암기해도 영어 2등급은 나오는 거죠?
커뮤니티 보니까 단어만 많이 알아도 등급 잘 나온다던데...

단어 때문에 영어가 고민이라는 학생들도 있지만

이렇게 단어만 하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대범한 학생들이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기도 하다.




인터넷에는 학습 관련 커뮤니티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그 커뮤니티들의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무리들은 주로 성적 인증을 한 상위권 학생이거나

인지도가 있는 학습지, 문제집, 전자책 출제자들이 많다.


이들의 홍보 및 자랑, 학습 관련 게시글들은 대다수의 평범한 혹은 공부를 더 잘하고 싶은 학생들에게는 클릭해서 보고 싶은 매력적인 글임이 틀림없다.


성적이 좋은 또래 친구의 학습법이나 문제집, 강의 추천글이기 때문에

왠지 모를 친근감도 생기고 신뢰감도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그들의 학습법을 따라 하고 그들의 추천 교재와 강의가 진리인 것처럼 믿고 따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는 굉장히 위험한 방법이다.

공부를 잘하는 상위권의 학생들은 각자의 다양한 노력과 계기를 통해서 현재 성적이 우수한 상태이다.


한 커뮤니티에 100명의 0.1% 최상위권 학생들이 있다고 가정하면

이들의 글에는 100개 이상의 학습법과 100개 이상의 다른 전략이 존재한다.

각자 다른 성격과 환경에서 자신에게 맞는 수많은 방법들을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이뤄낸 결과물인 것이다.


강의는 A 봤고요
교재는 B 다음에 C를 풀었고
단어장은 Z로 했습니다!!

라는 최상위권 유저의 이 말만 믿고 그대로 따라 하기에는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을 가능성도 함께 존재함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최상위권 학생들은 거의 대부분은 영어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미 영어를 충분히 1등급이 나올 정도로 잘하고 있기 때문에 영어 공부에 대한 시간 분배가 극히 적인 편이다.


그래서 최소한의 감각 유지 정도로 문제집을 풀거나 단어장만 암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의 이런 모습들이 잘못 전달되어서 '단어만 암기하면 성적은 잘 나옴'이라는 결론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영어 공부를 최소로만 하는 최상위권 학생들도 과거에는 영어를 위해 투자했던 시간과 노력이 존재한다.


-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 해외에서 거주했던 학생

- 어릴 때부터 영어유치원을 다녀서 영어가 익숙한 학생

- 국제중학교를 나와서 영어가 기본인 학생

- 평범한 한국의 가정에서 자랐지만 나름의 방법으로 열심히 점수를 만들어온 학생


등 이유가 무엇이든 수많은 각자의 노력과 시간이 있었기에 현재의 최상위권이 된 것이다.

이런 그들의 노력과 시간을 인지하지 못한 채

단어만 암기하면 해석이 저절로 되고 문제의 답이 갑자기 잘 보일 것이라고 믿는다면

그건 오만에 가까운 행동이 될 것이다.




단어는 물론 중요하다.


단어를 모르면 아무리 간단한 표현이라도 뜻을 알 수 없다.

단어를 모르면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기초 수준을 넘어설 수가 없다.


단어를 많이 안다는 것은 퍼즐 조각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과 같다.

하지만 퍼즐 조각만 많이 있다고 해서 그림을 완성할 수는 없지 않은가?


각 퍼즐의 생김새와 특징을 파악해서 유기적으로 퍼즐끼리 연결해서

전체의 큰 그림을 만들 줄 아는 능력도 필요하다.


단어 암기는 기본적으로 어떤 언어를 공부하더라도 필요한 부분이기에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하지만 여기에서 끝나면 안 된다.

단어 암기를 기반으로 해당 언어를 이루는 말의 규칙인 문법도 익혀야 한다.

문법을 통해 길게 늘어난 문장을 보는 눈도 길러야 한다.

그래야 그 문장들을 이어 붙인 하나의 글도 읽을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글쓴이의 의도와 목적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공부에 편한 길은 없다.

조금 더 빠르게 갈 수 있는 지름길은 존재할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본인이 그 길을 두 발로 직접 걸어야 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특히나 언어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 장시간의 여행이기 때문에

뭐만 하면 된다 라는 생각은 잊도록 하자.

편식 없이 골고루 꾸준히 공부하는 것만이 돌아서 보면 결국 제일 빠른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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