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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

2024.09.19

by 조롱

있잖아요. 사실 나 많이 외롭고 두려워요

내 많은 감정들을 내색하지 않으려

겉으로는 밝은 척 웃었지만

속으로는 작고 연약한 나의 아이에게

"괜찮아, 무서울 것 없어. 괜찮아, 외롭지 않아."

라고 끊임없이 이야기해 왔어요.

그런데 있잖아요.

그렇게 내 이야기에 나도 속아갈 때 즈음

내 작은 아이가 말을 걸어왔어왔어요.

"있잖아. 나 사실은 두렵고 외로워.

네가 나의 존재를 이제는 마주해 줬으면 좋겠어."

사실은 모두 없던 일처럼 살고 싶었어요.

그 많은 감정들을 마주하기엔 내가 너무 불쌍하고 버거웠거든요.

건강한 척 씩씩한 척 살아왔지만, 있잖아요.

나 사실은 많이 아파요.

날 사랑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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