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22
자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죽어있는 기분이 썩 달갑지 않았기 때문이다.
눈을 감고 가만히 누워서 자신조차 잊고 정신이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 꼭 죽은 것 같아서 자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근래 자는 시간이 늘었다.
다른 것은 바뀌지는 않았다.
그저 죽어있는 기분이 좋아져서였다.
깨어있을 때는 어딘가에 매어있고 답답했던 마음이 자고 있을 때는 자유로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결국 살고 싶은 것 죽고 싶은 것은 한 끗 차이였다.
눈을 뜨면 삶을 청하고 눈을 감으면 죽음을 청하는 것이었다.
눈을 감고 뜨는 것 그 아무것도 아닌 행동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나는 아직 완전히 눈을 뜰 것인지 감을 것인지 정하지 못했다.
어쩌면 완전히 정하지 않고 사는 것이 내가 원하는 삶일지도 모른다.
오늘 아침에도 나는 눈을 뜨며 눈을 감고 싶었다.
나의 삶은 별것 아닌 것에서 시작되고 마무리되었다.
눈을 뜨고 감는 것.
어쩌면 완전한 죽음이란 내 기대와 달리 초라한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