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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알지 못한다.

2025.05.19

by 조롱

나는 내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그저 내가 해줄 수 있는 말들은 나로 추정되는 사람의 모양새를 이야기해 주는 것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누군가 나에 대해 물어보면 나는 나라는 사람을 충분히 답해줄 수 없다.

그저 나는 스스로를 잘 보이기 위해 최대한 겉에 기름을 바를 뿐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대화를 끝 마치고 나면 속 알맹이를 들키지 않으려 기를 쓰고 숨긴 스스로에게 창피함을 느낀다.

결국 나는 나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상대방에게 나를 추앙시켜 놓은 셈이다.

자신의 영혼의 모양과 색도 보지 못한 이 가 육체적인 것들로 자신을 표현한다고 한들 그것이 어찌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나를 보지 못했다.

사람이 사람을 알지 못하듯 나도 나를 알지 못한다.

나는 마지막 날까지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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