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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롱님 Mar 12. 2020

8살, 코로나 입학생 #7 아이표 초등 준비기2

D-268 2019년 6월 8일


8살 아이가 스스로 해보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나에게도 특별하다. 아이는 계속 성장하는 데 엄마는 그대로인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이제 8년 차 엄마이니 점점 더 좋아지겠지.




#수영 #두발자전거 #부모뿌듯  

2019년 6월부터 수영 레슨을 시작했다. 아이들은 물놀이를 무척 좋아한다. 꽁이는 매일 밤마다 욕조에 물 받아 물놀이를 한 시간 가까이한다. 물에 대한 공포도 없고 수영도 꽤 잘하는 편이라 수영을 제대로 배워보기로 했다.


겨울쯤 자유형을 마스터하고 배영 진도도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목욕탕에서도 수영 연습하는 모습이 어릴 때 내 모습 같아 무척 귀여웠다.


수영만큼 부모 뿌듯한 운동 중의 하나가 두 발 자전거 타는 것! 수영, 자전거, 나중에 운전면허증까지만 완료하면 살아가는데, 그리고 여행하는 데 있어 전혀 불편함이 없을 거다.


아빠가 타는 성인용 킥보드(두발)를 타기 시작하더니 겨울엔 스케이트 장에서도 혼자 중심을 잡고 얼음 위를 걸어 다녔다. 그렇게 연습해온 게 도움이 되었는지 혼자서 두 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비틀거리는 걸 내가 뒤에서 두어 번 잡아준 것 밖에 없었는데... 8살 여자아이가 공원을 씽씽 달리는 모습은 주변 부모와 또래에게 시선강탈이었다.


학교 가기 전에 수영과 두 발 자전거를 타다니...





#쓰레기분리수거

2019년 초 싱가포르 여행 중의 일이다. 나이트 사파리에 갔다가 수달들이 나와서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는 공연을 보았다. 캔은 캔대로, 병은 병대로, 종이는 종이대로 구별해서 쓰레기통에 넣는 수달들은 관객들의 박수를 받으며 퇴장했다.


꽁이의 애착 인형인 매직이(실제 스키퍼 대장)가 나오는 ‘마다가스카르의 펭귄’ 만화영화 속에서 스키퍼는 암컷 수달 말린에게 관심이 있었다. 꽁이는 싱가포르에 오면 말린을 볼 수 있을 꺼라 기대했는데 바로 동물원에서 말린을 보게 되었다. 쓰레기 분리수거하는 똑똑이 말린을... 기념품 샵에서 말린과 똑같이 생긴 수달 인형을 선물로 사주었다.


그때부터였는지 아파트 내 쓰레기 분리수거에도 관심이 높아졌다. 엄마 아빠가 정리하는 쓰레기들 중에서 뭐가 병이고, 캔인지, 플라스틱과 페트를 구별했고, 우우팩은 꼭 씻어서 펼쳐 말린 뒤 모아서 어린이집에 가져갔다. 한글을 다 알지 못할 때라 쓰레기통에 픽토그램으로 그려져 있으면 직관적으로 구별해서 버릴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한글을 알아 잘 버린다.


8살의 어린이가 지구의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더 고민하고 어른들을 일깨워주길 바란다. 녹아가는 빙하와 줄어가는 북극곰, 펭귄들을 지킬 수 있도록.




#스마트폰대신 #버(스)카(드)
8살 기념으로 나는 버스카드를 선물했다. 초등학교 가기 전엔 다 무료인 줄 알았는데, 검색해보니 만 6세부터 어린이 요금을 내야 한단다. 친구들은 다 스마트폰을 선물 받았다며 자기도 받고 싶다고 했지만, 나는 10살 넘어서 사주겠다고 했다.

고양이 그림의 버스카드에 충전해서 버스와 지하철 탈 때 카드를 찍고 남은 잔액을 확인하는 연습을 했다. 카드 사용이 많은 요즘, 아이들에게 돈의 개념을 가르치기가 쉽지 않다. 카드가 무슨 화수분처럼 계속해서 돈이 펑펑 나오는 줄 안다. 버스카드를 쓰면서 돈이 카드로 충전되고 그 돈을 사용하면 다시 제로가 되는 사이클을 이해하길 바란다.





#시계보기 #우유팩열기

요즘은 전자시계에 익숙해져서 숫자시계 보는 게 익숙하지 않다고 한다. 아이들도 마찬가지. 초등학생에게 필요한 것 중에 손목시계라는데 꽁이에게는 여러 종류의 시계가 있긴 하다. 하지만 시계 보는 연습은 8살이 되어서야 좀 익숙해졌다. 시침, 분침, 초침을 구별하고 구구단 5단의 개념을 이해해야 시계를 읽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직 구구단은 약하지만 그래도 노력하는 모습이 예쁘다.


또 하나, 200ml 종이 우유팩 여는 법을 연습하는 것! 생각해보니 병이나 플라스틱 우유를 배달해마시고, 집 밖에서는 빨대 우유를 주다 보니 나도 종이팩을 별로 열 일이 없었다. 우유 급식이 나오면 혼자서도 잘 열어 먹을 수 있어야 한다 했더니 부지런히 연습했다.  



꽁아, 너의 시간을 우리에게 내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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