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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치 Jun 15. 2022

나는 누군가의 꿈일 수도

오늘의 인생(20220615수)

6월부터 수영을 다시 시작했다. 코로나19 끝난 상황에서 하남종합운동장 수영 강습이 다시 시작됐기에 아무 생각 없이 쌍둥이와 함께 접수했다. 쌍둥이는 ,  오후 5 , 나는  9 반이다. . 나는 근무 때문에   번밖에 참석하지는 못하나 그래도 열심히.


7년 전에 수영 초급반은 거의 다 마쳤는데, 허리를 다쳤다. 그것도 수영하다가 다친 게 아니라 새벽에 수영장에 도착해 주차 후 차에서 내리다가 문이 너무 좁아서 허리를 삐끗했다. 그 후로 7년이라는 긴 강을 건너서 다시 시작이다. 다행히 수영복과 물안경, 수영모는 삭지 않고 잘 있었다.


한국과 브라질 축구 경기를 하는 날이 수영 강습 첫날이었다. 나는 축구를 과감히 포기하고, 수영 강습을 받았다. 7년 만에 강습이라 긴장되고, 어색했지만 나만 어색한 게 아니었다. 중급반인 우리는 거의 다 오랜만에 수영하는 사람들 같아 보였다. 저번 주는 허리를 다쳐서 못 가고,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어제 다시 갔다.


깨끗이 샤워하고, 8시 50분에 수영장에 들어갔다. 작은 풀에 들어가 적당히 몸을 풀고, 9시에 강사님이 나와 몸풀기 체조를 시작했다. 강사님의 구령에 맞춰 ‘삑~삑~삑, 삑 삐삐삑~’ 이곳저곳 몸을 풀었다. 체조하는 동안 풀장은 고요하다. 풀장 끝으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왠지 비장함이 느껴진다.


체조가 끝나고, 중급반으로 모였다. 나는 저번 주 결석해서 어찌해야 하기는 했는데, 역시나 괜찮다. 오늘은 접영을 배웠다. 허리가 아파서 할까 말까 망설였는데, 그냥 한 번 해봤다. 나쁘지 않다. 지금까지 허리에 부담은 안 느껴진다.


다시 이번에는 자유형이다. 오랜만에 수영이라 몸이 잘 기억할지 걱정이었다. 호흡도 불안했다. 하지만 할 만했고,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 강사님의 지적을 받아 가며, 예전에 배웠던 ‘음파’가 기억났다. 다시 호흡하고, 물에 들어간다. 할 만하다. 다행이다.


7년 만에 수영이라, 허리와 팔과 다리가 쑤셔온다. 수영장 가운데 빨간색 숫자 시계는 생각보다 빨리 흐르는 것 같지 않다. 한 바퀴, 두 바퀴를 돌았는데, 시계의 분침은 그대로인 것 같다.


드디어 마무리 체조다. 뭘 한지도 모르겠는데, 40분이 지났다. 뭘 하긴 한 것 같은데. 강사님은 출석을 부르면서 우리에게 한마디 했다.


“우리는 중급반이에요. 양쪽으로는 기초반과 초급반이죠. 아시죠? 기초반과 초급반 사람들이 여러분을 보면서 수영의 꿈을 키우는 것을요. 그러니까 열심히 하셔야 합니다.”


아. 7년 만에 다시 수영하는 내가 누군가에게는 꿈이 될 수 있구나. 열심히 해야겠네.


나는 누군가의 꿈일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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