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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치 Nov 12. 2021

수원 가는 길

오늘의 인생(20211112금)


1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수원에 가는 길이다. 그것도 2시간 걸리는 대중교통으로 말이다. 3년 동안 하남에서 수원까지 어떻게 출퇴근했는지 그때를 생각하니 머리가 아찔하다.


오후 2시에 도착해야해서 아침 11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삼천 번 버스 타러 가는 길도 오랜만에 걸어본다. 나 홀로 낙엽 밟는 소리가 좋다. 가을이 겨울에 바통을 넘겨주는 듯한 추운 바람이지만 마음만은 따스하다.


아. 진짜 어떻게 출퇴근을 했는지 다시 생각해도 아찔하지만, 수원에서 추억을 생각해보니 또 고맙기도 하다.


버스 창밖으로 앞차에서 반사된 가을 햇살에 눈이 부시지만 가을이 무르익는 모습이 좋다.


오랜만에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 얼굴을 본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 작년 12월 책을 출간하고, 인사차 방문하려고 했지만 수원이 참 멀고, 멀기에 이제야 간다. 지금이라도 가는 게 어디냐. 수원은 참 멀지만 마음속 제2의 다운타운 같다.


야탑역 화장실의 그림도 그대로고, 지하철의 덜컹거림도 그대로다. 다만 30대였던 나와 40대가 된 나만 달라졌을 뿐.


직원들 주려고 산 음료수를 500m 들고 왔더니 팔이 뻐근하지만 그립던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니 아픈 팔이 금세 나은 것 같다. 밤 8시. 다시 지하철을 탔다. 올 때와는 다르게 떨어진 낙엽처럼 쓸쓸함이 느껴지는 걸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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