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야 너 어디서 왔니?

우당탕 크루즈


나이가 들어가며 세계가 더 궁금해졌다.

2019년 아는 지인이 크루즈를 타고 여행한 사진을 본 순간 가슴이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나도 갈래~~

한순간 빠져버린 마음을 실행하기 위해 회원가입을 했다. 인크루즈 회원으로...


가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가 발병했고 인근 나라 일본에서 거대한 크루즈 발코니에서 흰 손수건을 휘날리며 구조 요청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 배에 갇혀 몇천 명이 얼마나 당황하고 무서웠을까? 머리에선 온갖 상상의 나래를 폈고, 왜 가입해 이런 상황이 왔을까? 후회도 됐었다. 싸스니 독감이니 떠들어도 나와는 무관한 이야기로 관심도 없었지만, 코로나는 실로 무서웠다. 온 나라가 아니 세계가 난리가 났고 백신을 맞기 위해 전쟁 아닌 전쟁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충격이었다.

갈망하던 크루즈는 타볼 기회도 없이 꿈과 희망을 송두리째 앗아가 버렸다. 그 큰 크루즈에서 수영을 하고 각종 멋진 쇼도 보고, 식사도 하는 그런 꿈은 잠시 잊어야만 했다.


과연 내가 크루즈를 탈 수 있을까? 당시에는 가망이 없었다. 비행기를 타려면 백신을 맞아야 했고 도착 후 14일간 격리를 해야만 했기에 10일간 여행을 위해 14일 격리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미심쩍은 마음은 있었지만 회비납부는 미루지 않았다. 100불 지불하면 200불 포인트 적립은 매력적인 일이었다. 그래, 포인트라도 많이 쌓아 두자. 언젠가는 떠나겠지......

끝나지 않을 듯한 코로나도 서서히 식어가기 시작했다. 그때쯤 드디어 기회가 왔다.


그렇게 크루즈는 나에게 다가왔다. 경험치 않아 미지의 세계였으나 곧 체험의 기회를 가질 것이다. 어디서 왔건 어디로 가든 나의 궁금증은 기대와 흥분으로 남았다. 렛츠 고~~~


2023년을 시작하는 1월에 떠나보자고 생각하며 예약을 했다.


두바이 크루즈!!! 22만 톤급 MSC 월드유로파 최신형 배였다. 무려 길이만 300미터를 넘겼고 20층이 넘는 높이였으며, 탑승 승객이 6,000명 직원이 3,000명인 대형 크루즈였다.


실제 탑승한 첫 크루즈모습.



인생 첫 크루즈!!


남편과 둘이 떠나는 첫 크루즈는 그야말로 미션이었다. 첫 크루즈는 단독으로 가기엔 무리였기에 멤버들과 함께 가기로 했다.


같이 가기로 한 멤버들은 스케줄이 달라지면서 우리만 따로 가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일명 우당탕 크루즈가 됐다. 그래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체험했다고 생각한다.


물설고 낯선 곳으로 남편을 의지하며 출발을 했다. 두바이 공항에 내려 크루즈 터미널까지 가면 배에서 일행을 만나기로 되어있었다.


일행은 두바이 오기 전 쿠웨이트에서 승선을 하고 두바이로 오는 순환구조다. 배는 같지만 타고 내리는 곳이 서로 다른 것이다. 여행의 마지막도 둘이서 다녀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시스템이었다.


낯선 공항에서 둘은 택시를 탔다. 크루즈 터미널로 가 달라고 했지만 제대로 가는지 확인도 힘들었다. 가기 전 구글지도를 익히며 탐색을 하는 방법을 배워 간 터라 잘 가는지 지켜봤다. 우여곡절 끝에 터미널에 도착을 했다.


리셉션 직원에게 짧은 영어로 언제 체크인하냐? 등 물었지만 직원은 기다리라는 말 밖에 하지 않았다.

분명 우리들의 리드는 아침 9시면 들어온다고 했는데 11시가 다 되어도 배는 들어오질 않는다. 이때 우린 배의 승선 시간이 딱딱 맞지는 않는다라는 걸 눈치껏 알았어야 했다. 아님 홈피에 들어가 미리 확인했어야 했었다.


이후 저 멀리서 배가 서서히 들어오는 모습을 보니 감격스럽기도 고맙기도 했다.

일행을 만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안심을 해서인지 모든 게 편안해 보였다.


그렇게 여행은 두려움으로 시작해 모험이었다가 즐거움으로 정리가 됐다.


이젠 세계 어디든 갈 것 같았다. 첫 번의 여행으로 많은 것을 알았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해외 가서 크루즈 타기까지 모든 루틴은 한방에 배웠다고 생각했다. ㅎㅎ


책 한 권만 읽은 사람이 많은 책 읽은 사람을 이기듯, 한 번만에 모든 것을 다 습득한 줄 알았다. 이제 크루즈는 얼마든지 탈 수 있을 거라고 자만했다. ㅎㅎ 겨우 빙산의 한 조각을 봤을 뿐인데...


첫 크루즈의 에피소드는 나중에 또 언급할 때가 있을 것이다.



두 번째 크루즈.


이번엔 온 가족 네 명이 출발했다.

함께 가는 팀 없이 가족만 단독으로 진행했다. 자신이 있었다. 비행기 예약을 하고 크루즈도 예약을 하고 순조롭게 술술 잘 풀렸다. 첫 경험이 있었기에 배운 데로 열심히 진행했다. 소통은 일어는 조금 되었고 영어는 딸의 힘을 받았기에 어려움은 없을 것 같았다.


가이드를 이용하지 않아 1인당 60만 원이란 돈을 아낄 생각에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힘차게 나선 것이다.


17만 톤급 MSC 벨리시마 크루즈로 일본 오키나와에서 대만을 갔다 오는 배였다.


우린 어떤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을지는 알지 못한 채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기쁨과 희망에 찬 모습으로....



ㅡ 나의 크루즈 여행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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