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요리와 관련없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도
엄마가 되면
정말 많이 듣게 되는 말이 바로
"밥은?"이다.
시어머니도 나만 보면 아이들 아침은 어떻게 해줄거냐 물어보시고
친정 엄마도 나만 보면 오늘 저녁은 어떻게 해줄거냐 물어보고
남편도 나만 보면 주말엔 뭘 먹일거냐 물어본다.
나는 솔직히 하루에 한끼만 먹어도 대충 적당히 사는 사람이다.
먹는거에 큰 즐거움이나 행복을 느끼는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침도 늘 시리얼이다.
아이낳고는 시리얼 먹을 시간도 없어서
커피우유 하나가 내 아침이 되었는데...
아무튼 하루는 회사에서
A팀장님이
뭐 때문인지 떡을 돌리셨다.
근데 받아보니 콩떡이길래
"아. 저는 안주셔두 돼요 ~ "
했더니 왜 안받느냐고 묻는다.
"저는 콩떡은 별로 안좋아해서요."
하니까 다른 직원 한분이
"엄마가 콩을 안 좋아하면 어떻게 해 ~" 하신다.
뭐요. ;
"엄마가 콩을 안좋아하면 아이들도 콩 안먹겠네?" 라고 한번 더 말하시길래
"엇. 네 그러고 보니 콩반찬을 만들어줘본적이 없네요 ~" 하니까
그러면 미안하지 않냐는 둥 편식을 하게 된다는 둥
쓸데없는 말을 하느라 칼로리를 소비하신다.
내가 음식 관련해서 현이에게 미안했던 적은 딱 한번 뿐이다.
인터넷에서 '킹용가리'를 보고 주문을 했더랬다.
킹용가리를 보여주며
'오늘은 공룡 고기다 ~ ^ㅁ^' 하면서
아이들과 좋아했는데
노릇노릇 맛있게 구워진 킹용가리의 꼬리를 잘라주며
더 재밌게 해주려고
"낑- 끼잉-" 했더니
현이가
"? 엄마 뭐예요?"
"공룡 울음소리 ! 꼬리 잘려서."
"아...; 엄마. 못 먹겠어요;"
바로
부족한 요리실력을 연기력으로 메꾸려다
입맛 떨어지게 한 사건이다.
아직도 미안하다.
나는 현이에게
엄마 = 밥 차려주는 사람
으로 기억되고 싶지 않다.
콩 안먹는다고 죽는거 아니고.
맛있는 음식은 외식하면 되는 거잖아!!
회사 점심시간.
"우리 팀장님 아드님. 과학고 다닌대."
"헐. 진짜요? 부럽다! 저두 우리 현이 꼭 과학고 보내고 싶어요."
"그래?"
"네. 반드시. 기숙사 있는 과학고에 보내서
아침 점심 저녁 다 ! 학교에서 먹을수 있도록 하는게
제 소원이에요."
"와... 나는 특목고 준비하는 엄마들 꽤 봤는데, 그런 이유는 정말 처음 들어본다."
"그 어떤 이유보다. 와닿지않나요?"
전 진심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