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준이가 유치원에서 '바질 화분'을 받아왔다.
유치원에서 식목일 행사를 하고
아이들에게 하나씩 나눠 준 것이다.
준이가 작은 화분을 꺼내 자랑하자,
현이가 "나는 유치원 다닐때 토마토 심었어. 저기 토마토. 토마토가 더 크고 멋져~"라고 말했다.
베란다에 있는 토마토 묘목
현이가 여섯 살이었을 때,
어린이집에서 작은 토마토 묘목 하나를 받아온 적이 있다. 나는 그걸 조금 더 큰 화분에 옮겨 심었고, 며칠 동안 물을 챙겨주었다.
묘목은 제법 잘 자라기시작했고 작은 열매 두 개를 맺었다.
열매는 예뻐서 일부러 손도 안대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자 저절로 떨어져버리고, 묘목은 천천히 시들어갔다.
시들어가는 토마토 묘목을 바라보며, 문득 생각이 스쳤다.
토마토묘목이 죽어버렸다고 징징댈 현이,
그리고 그걸 달래야 할 나.
...
나는 허겁지겁 하나로마트로 달려갔다.
토마토 묘목있나요??!!!
없단다. 조금더 위로가면 농자재마트가 있으니 가보란다.
어. 또 뛰어.
나는 천원에 평화를 사왔다.
시들어버린 토마토를 뽑아내고
싱싱한 토마토 묘목으로 바꿔치기 했다.
◠‿◠ 훗.
현이와 준이가 나란히 베란다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바질...
문득 며칠 전 우연히 본 쇼츠 하나가 떠올랐다.
바질을 넣으면 파스타 맛이 훨씬 좋아진다던 영상.
“아, 바질! 파스타 만들 때 넣으면 딱이겠다. 잘됐다~” 하고 말하자, 준이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뭐를요?”
"바질!"
"...?바질을? 왜요? "
"파스타에..."
말이 끝나기도 전에 준이가 으아앙 하며
나에게 울며 메달렸다.
"으아앙! 준이 바질 잡아먹지 마세요!!"
잡아먹지말라니?!
내가...초식공룡도 아니고...
"아, 아니 잡아먹겠다는게 아니라~ 우리가 토마토 키워서 토마토 먹는것 처럼 바질을 잘 키워서~"
"흐항 잡아먹지마세요오 안돼애 "
"아이고 알겠어! 엄마 넘어지겠어어 ..."
...쩝
자기 위해 다 함께 누운 밤.
불을 끄고 조용해진 방 안,
갑자기 준이가 내 귀에 속삭였다.
“엄마, 바질이 진화하면 뭔지 알아요?”
포켓몬도 아니고...
참나.
“...거다이맥스 바질?”
“아니에요."
"그럼 뭔데."
"바질바질!"
바질바질.
"흐헠ㅋㅋㅋ 준이야 그게 머야~~!! 너무 웃겨어~~!!"
나의 큰 웃음소리에
준이도 키득키득 웃는다.
작은 화분에
가득한 귀여운 아이의 애정.
이번엔 잘 키워보자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