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둘째를 침대에 눕히며 말했다.
"늦게 자면 무서운 드래곤이 와요~"
기저귀를 입혀주고, 다리에 로션을 발라주었다.
오동통한 아기의 다리.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현이가
"엄마. 준이 다리에 상처, 왜 났는지 알려줄까요?" 한다.
상처는 없는데?
"상처?" 내가 갸웃거리자
둘째가 손가락으로 자신의 몽고반점을 가리킨다.
"아! 이거는 상처가 아니야. 이건..."
"아니에요. 상처예요. 드래곤이 준이를 할퀴고 간 거예요."
"드래곤이??!"
"네. 제가... 일찍 안 자서..."
"? 엄마랑 준이가 자고 있을 때, 현이가 안 잔 적이 있어?"
"네. 잠이 안 와서... 안 자고 있었는데 드래곤이 왔어요. "
"어엉...?"
현이가 잠이 오지 않아 혼자 멀뚱히 누워 있었던 적이 있다는 말에 놀라 순간 멈칫했다.
그런데 이내 현이가 벌떡 일어나더니,
그날의 사건(?)을 말해주었다.
"드래곤이 저를 이러케 잡아가려고 했는데, 그때 준이가 드래곤 꼬리를 앙 물었어요. 혀니를 구해주려고!"
"오오!"
"그래서 드래곤이 이러케 ! 꼬리가 물렸으니까 화나서! 손톱으로!! 쌱!"
"헉! 너무 아팠겠다!"
"네. 그래서, 이건 드래곤이 남긴 상처라 사라지지 않아요."
형아의 이야기를 들은 준이가 배시시 웃었다.
나도 웃음이 나왔다.
"그랬구나. 아기들이 그랬는데, 엄마는 모르고 계속 자고 있었네~ 미안해라!"
"괜찮아요."
"그래도 용감하게 잘했네~ 무슨 색 드래곤이었어?"
"파란색이었어요."
나는 불을 끄고 아이들 사이에 누웠다.
양옆으로 아이들의 손을 꼭 잡았다.
"일찍 자자~ 파란색 드래곤이 오기 전에~"
새액, 새액—
준이의 숨소리를 들어보니 깊이 잠든 것 같았다.
나는 조심스럽게 잡고 있던 손을 놓고, 몸을 돌려 현이 쪽으로 누웠다.
나에게 아이가 하나였던 시절,
그러니까 현이가 아주 어렸을 때,
나는 언제나 현이 곁에 있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현이와 함께 눈을 뜨고,
현이가 잠이 들고 난 뒤에야 나도 편안하게 하루가 마무리되며 잠이 들었었는데...
"현이야. 지금 무슨 생각해?"
아직 잠들지 못한 현이에게 조용히 물었다.
현이도 작은 목소리로 대답해 주었다.
"나는 왜 태어났을까 그런 생각을 해요."
"어?? 왜...? 왜 그런 생각을 해?"
"그냥 궁금해요. 혀니는 요즘 그런 게 궁금해요."
"아~ 그러고 보니 엄마도 그런 생각해 본 적 있어."
"정말요?"
"응.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어서 그 뒤로는 그런 생각 안 했는데,
엄마는 현이를 만나고 알게 됐어!
나는 현이를 만나기 위해 태어난 거야."
"... 으음..."
"현이랑! 준이를! 만나기 위해 태어난 거야."
"아~"
...
천천히 등을 돌리는 현이.
(‾◡◝)...
나는 현이가 아기였을 때처럼
현이의 작은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었다.
자장자장
현이야. 너무 어렵게, 깊게 생각하지 마.
너도 나를 만나기 위해 태어난 거야.
우리 그저 서로 사랑하고 행복하려고 태어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