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문을 열고 들어가자
현이가 기다렸다는 듯이
우다다다 달려 나와
손에 쥐고 있던 종이를 내게 보여주었다.
"오! 이게 뭐야? 학교에서 적어왔어? 받아.. 쓰기인가?"
"아니에요!"
"엇 그럼 할머니랑 한글 공부? 아님 숙제~?"
"아니에요. 혀니가 스스로 적은 거예요."
"엉?"
"안보구."
"안 보고 썼다고?"
"네."
현이 얼굴에는 해냈다는 듯한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살짝 상기된 두 뺨.
'어때요?'라고 묻는 표정이었다.
그 말을 듣고 다시 보니
종이에 적힌 문장은
받아쓰기나 글자 쓰기 연습이 아니었다.
글자가 되어 선명하게 내 눈앞에 나타난 현이의 마음이었다.
"... 현이야! 너무 감동적이야~!! 너~무 소중한 편지야. 고마워. 잘 간직할게!"
순수한 나의 아이는
뿌듯함과 행복함으로 가득한 얼굴로 웃어주었다.
나 역시 아이의 행복을 나눠 받아
내 아이와 똑같은 표정으로 웃어 보였다.
현이의 편지는
우리 결혼사진의 모서리에 꽂아 두었다.
매일 지나치며 보게 되는 자리.
남편이 항상 차키를 놔두는 자리이기도 하다.
남편도 퇴근하고 돌아와
그 편지를 발견했는지
잠시 멈춰 서서, 조용히 읽는 듯했다.
남편에게 쓰윽 다가가 말했다.
"현이가~ 스스로 쓴 거래! 학교에서 시킨 거 아니고! 현이가 스스로.
완전 감동적이지?!"
"어.. 그런데..."
"?"
"나는 왜 [ㅓㅇ ㅃㅏ]지? ... 이렇게 쓰는 게 더 어렵겠다.
현이 아직도 'ㅏ'랑 'ㅓ'를 헷갈려하네. 아~ 계속 연습했는데... "
◠‿◠ ...
현이야
네가 옹알이를 지나 처음으로 내뱉은 말도 '엄마'.
가장 먼저 글로 적어낸 마음도 '엄마'.
너의 시작에 내가 있어
너무 사양하고 고마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