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6살
내 아기들은 포켓몬 놀이~ 유치원 놀이~
병아리 놀이~ 병원놀이~
각종 놀이를 상상하며 만들어낸다.
다양한 놀이 중에서
내가 가장 하기 싫어하는 건 바로 괴물놀이다.
왜냠
크악 크악 소리를 내면서 공격만 받아야 하기 때문...
"엄마 ~ 괴물놀이해요~"
그날따라 너무 하기 싫었던 나는
"안돼. 나 못해."
"왜용?"
"난 괴물이 아니니깐. 난... 사실 공주야."
"헙!"
준이는 약간 놀란듯했다.
목이 다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앙겅을 쓴 나를 가만히 바라본다.
(준이는 내 안경을 항상 '앙겅'이라고 부른다. 놀리는 건지 뭔지 왜인지는 모름)
나는 한마디 더 붙였다.
"원래 공주였는데 저주 걸린 거야."
나야...
공주...(믿어줘)
준이가
"아! 엄마 여자니까 공주 맞네 ~" 하더니
"공주님~ 공주님 ~ ^^~ "하며 나를 안아줬다.
"엄마 그럼 저는 왕자 할래요 ~"
"좋아 ~ 그럼 우리 공주랑 왕자하자. 현이는? 현이도 왕자 할래?"
"저는 용사 할래요. 공주님 지켜주는 용사."
"오 ~! 멋있다 ~! 그럼 현이는 드래곤 물리치는 용사 ~!"
현이와 함께 누워 이야기하는 밤.
현이가 대뜸
"엄마. 저는 엄마랑 결혼하고 싶어요."
"엇? 나는... 아빠랑 결혼을 했는데...?"
"...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랑 결혼할 수 없어서 슬퍼요."
왘!!!!!!!!!
아이의 눈에는
내가
정말
카메라앱 필터 걸린 것처럼
공주로 보이는 걸까?
너... 너어는.. 목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누워있는
나의 어떤 점이 좋아서
프러포즈를 하는 거니??ㅠ
멋진 왕자가 아닌
나를 지켜주는 용사를 선택한 현이.
너에게도 공주가 나타나겠지?
그땐 너도 왕자가 될 거야.
예쁘지도 않은 나를
공주님이라 불러주며
좋아해주는
내 아이들.
고마워
그리구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