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서
“사실 내 안에는 모든 나이가 다 있네. 난 3살이기도 하고, 5살이기도 하고, 37살이기도 하고, 50살이기도 해. 그 세월들을 다 거쳐왔으니까. 그때가 어떤지 알지. 어린애가 되는 것이 적절할 때는 어린애인 게 즐거워. 또 현명한 노인이 되는 것이 적절할 때는 현명한 어른인 것이 기쁘네. 어떤 나이든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라구! 지금 이 나이에 이르기까지 모든 나이가 다 내 안에 있어. 이해가 되나?”
- 미치 앨봄,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세종서적, 2003, p158~159.
모든 가능성
죽음竹陰으로 산책을 가자
심중이 없는 것들과 빗장을 열면 다시 빗장이 걸려있는 것들과 한 방향으로 기울어질 수 없는 몸은 어떻게 수평이 됩니까, 물어보는 것들과 함께
사이와 사이, 그 사이로
잎에 베인 바람의 환부에서 녹綠 냄새가 진동하고 흘러내린 마디마디를 산책로 위에 덧칠하며 나란히 걸을 때 더 이상 자라지 않는 대숲이 우리 이야기라면, 이제 그만 꽃을 피우자
내다 버린 고양이 가죽 깨지고 금 간 사발들 치마 없는 인형 뿌리가 마녀의 손가락처럼 길게 엉켜 있는 곳에서, 숨어 울던 아이가
손을 잡고 환하게 늙도록
목이 길어지는 기분이 펼쳐질 때까지 까치발을 하고 우리, 허공 너머를 오랫동안
- 김네잎, 『우리는 남남이 되자고 포옹을 했다』, 천년의시작,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