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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단상

[세상 모든 유용한 것들이 다 무용에서 왔음을]-25.09.08.

by 마담D공필재

[세상 모든 유용한 것들이 다 무용에서 왔음을]-25.09.08.


아름다운 문 앞에 서 있다. 내가 서 있는 곳은 무용한 것들이 사는 정원. 저 문을 지나면 갖가지 유용한 것들이 사는 텃밭이 있다.

텃밭 가는 길-운파재

세상의 무용한 것과 유용한 것을 가르는 경계의 문 앞에서 생각한다.

텃밭에서 자라고 있는 것들은 첫닭이 울 때부터 유용했을까?


쓰임이 없을 때는 이들도 모두 무용했을 것이다.


그래, 세상의 모든 유용한 것들도 다 한때는 무용했다.

어느 해 장미 한 그루가 내게로 와 영혼을 살리는 쓰임이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정원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지금 텃밭의 채소들은 내 육체를, 정원의 꽃들은 내 정신을 살찌운다.


무용과 유용을 당장의 쓸모로 나누는 것이야 말로 세상 무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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