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가 쓰는 시 여덟 편
서울에서 유명하다는 빵집의 베이글
생활의 달인이 만들었다는 찹쌀떡
명절에 받아온 갈비찜과 잡채까지
꽁꽁 언 좁은 방에
저마다 한자리 씩 차지하고 앉았다
무심코 연 문 사이로
불쑥 튀어나와 발등에 쾅
지난겨울 넣어두었던
꽁꽁 언 잉어빵 두 마리
다시 겨울이 왔는데도
그 자리 그대로
끝내 먹지도
차마 버리지도 못한 것들이
어지럽게 처박힌,
정리해야 하는 걸 알지만
엄두조차 나지 않는
차가운 방이
내 마음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