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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든밍지 Jan 05. 2024

꿀호떡을 기다리며

T가 쓰는 시 아홉 편 - 호떡의 계절

꿀호떡을 기다리며


고 가는 인파와

주전부리 가득한 시장 한복판

   

추운 날씨에 너 나 할 것 없이

호떡 하나 먹겠다고

꼬불꼬불 늘어선 줄

  

40분 기다려 겨우 받은

호떡 사이로 입천장 다 까질 듯

뜨거운 꿀이 줄줄

   

처음 보는 사람, 익숙한 사람,

누구든 마주할 때면

그 안에 담긴 무언가

찾아볼 생각도 기다릴 여유도 없다

     

오만한 생각과

편견에 절여진 대화만이

등을 돌린 유일한 이유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있는 누군가

호떡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진득이 보아줄 순 없는가

     

마침내 기다린 만큼 속이 꽉 차

기어이 넘쳐흐르는 꿀을

마주하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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