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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든밍지 Dec 29. 2023

냉동의 시대

T가 쓰는 시 여덟 편

냉동의 시대


서울에서 유명하다는 빵집의 베이글

생활의 달인이 만들었다는 찹쌀떡

명절에 받아온 갈비찜과 잡채까지

     

꽁꽁 언 좁은 방에

저마다 한자리 씩 차지하고 앉았다


무심코 연 문 사이로

불쑥 튀어나와 발등에 쾅


지난겨울 넣어두었던

꽁꽁 언 잉어빵 두 마리


다시 겨울이 왔는데도

그 자리 그대로

     

끝내 먹지도

차마 버리지도 못한 것들이

어지럽게 처박힌,

  

정리해야 하는 걸 알지만

엄두조차 나지 않는

차가운 방이 

내 마음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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