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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가 쓰는 시 열두 편 - 겨울에 먹는 삼계탕
복날도 아닌
올 겨울 최고 한파 날,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식사 시간도 한참 지나
쫓기듯 들어 삼계탕 집
깍두기는 너무 익었고
닭은 살보다 뼈가 많아
배는 고픈데 젓가락은
갈 곳을 잃었다
이렇게 말랐는데
삼계탕이 되어버린 네 모습,
괜히 분했다가
이내 서글퍼진다
탁한 국물 위로 내 얼굴이
비쳐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한 그릇 먹고
기운 내고 싶었을 뿐인데
몸도 마음도 여전히 춥다
만성혈소판감소증환자, 난임부부, ISTJ 공무원, 소식좌, 솔직하지만 단단한 글을 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