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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든밍지 Jan 26. 2024

앙상한 삼계탕

T가 쓰는 시 열두 편 - 겨울에 먹는 삼계탕

앙상한 삼계탕


복날도 아닌

올 겨울 최고 한파 날,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식사 시간도 한참 지나

쫓기듯 들어 삼계탕 집


깍두기는 너무 익었고

닭은 살보다 뼈가 많아

배는 고픈데 젓가락은

갈 곳을 잃었다


이렇게 말랐는데

삼계탕이 되어버린 네 모습,

괜히 분했다가

이내 서글퍼진다


탁한 국물 위로 내 얼굴이

비쳐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한 그릇 먹고

기운 내고 싶었을 뿐인데

몸도 마음도 여전히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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